[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정부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 모더나가 백신 가격을 인상하는 것과 상관없이 당초 계획대로 내년 도입분 5000만회분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2일 오후 브리핑에서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내년에 약 5000만회분의 백신을 도입하기 위한 선급금 예산을 확보했다"면서 "하반기에 (제약사와의) 협상을 통해 계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단장은 "내년 백신 물량과 관련해 현재 제약사와 계약 물량과 조건, 도입 시기 등을 세부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화이자, 모더나의 가격 인상 문제와 관련, "지금은 협상 초기 단계라서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향후 협상 과정에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그러나 "가격 인상이 금년에 도입하기로 계약한 가격에는 영향이 없다"면서 "금년도 공급분에 대해서는 기존에 체결된 가격에 의해 공급될 예정이며 가격 인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요 외신은 전날 화이자와 모더나가 유럽연합(EU)에 공급하는 백신 1회분의 가격을 기존 대비 각각 25%, 10% 이상 인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가격 인상 배경에는 이들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의 예방 효과과 다른 제품보다 뛰어나다는 평가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부는 국제적인 백신 수급 불균형 문제 등을 대처하는 차원에서도 국산 백신 개발에 주력하기로 했다.
손 반장은 "전 세계적으로 백신을 공급하는 제약회사는 소수에 불과하고, 모든 국가가 이를 구매하려다보니 협상 과정에서 구매자가 공급자보다 비교 열위에 자리 잡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백신 확보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mRNA 백신은 다른 백신보다 효과가 좋다는 평가가 있어 그런 상황이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을 고려할 때 어떤 형태로든 자국 내에서 개발·생산한 백신을 보유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