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우리 여자 배구 선수들이 도쿄올림픽에서 특별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원팀의 힘으로 세계 강호들과 대등하게 맞섰고, 매 경기 모든 걸 쏟아내는 모습에 국민 모두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아름다운 도전이었습니다. 아쉬워하지 말기 바랍니다. 또 하면 됩니다. 지금까지처럼 자신감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한 선수 한 선수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우리는 응원으로 함께했습니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한국과 세르비아간 올림픽 여자 배구 3ㆍ4위 전이 끝난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문 대통령 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박수를 보냈다. 김연경을 비롯한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실력 차이를 극복할 수 없었다. 당초 우리팀이 4강에 들 것으로 보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해냈다. 우리보다 강팀인 도미니카 일본 터키를 차례로 잡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매경기가 흥미진진했다. 브라질이나 세르비아는 분명 우리보다 한 수 위였다. 힘과 키에서 우리를 압도했다. 여자 배구도 남자처럼 힘을 위주로 한다. 그렇게 바뀌었다. 김연경이 고군분투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김연경은 33살로 나이도 적지 않다. 은퇴할 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김연경은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때문인지 더욱 아쉬워 했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겠다고 어렵게 입을 뗐다. 그는 "국가대표의 의미는 (감히) 이야기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무거운 것"이라며 "영광스럽고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돌아가서 (대한민국배구협회)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겠지만, 사실상 오늘 경기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경기다"라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를 통해 후배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었을 것 같다"면서 "후배들이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앞으로 계획을 묻는 말엔 "쉬고 싶다"면서 "가족들과 밥을 먹는 등 소소한 것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17살 때 국가대표가 됐다. 16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코트를 누벼온 셈이다.
김연경은 대선수다웠다. 그는 이번 올림픽을 어떤 마음으로 임했느냐는 질문에 "(2012년)런던 올림픽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갔다. (2016년)리우 올림픽에는 욕심을 갖고 갔다. 이번 대회는 그냥 후회 없이 유종의 미를 잘 거두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서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는 많은 관심 속에서 즐겁게 배구했다. 여자배구를 조금이나마 알릴 수 있어서 기분 좋다.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게임은 끝났다. 우리 여자 배구는 메달 이상의 감동을 주었다. 그대들이 애국자다.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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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