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원희룡 다툼 속 윤석열의 '마이웨이' 행보
이준석-원희룡 다툼 속 윤석열의 '마이웨이' 행보
  • 오풍연
  • 승인 2021.08.1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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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윤석열은 이준석과 달랐다. 발끈하지도 않았다. 이준석 대표의 입에서 “윤석열을 곧 정리한다”는 얘기가 나왔는데도 말이다. 물론 부글부글 끓지 않을 리 없다. 하지만 내색을 하지 않았다. 윤석열 캠프의 누구도 이에 관해 입을 열지 않았다. 만약 이준석이었다면 벌써 난리가 났을 것이다. 이제 여의도 문법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고 할까.

정치는 진다고 생각할 때 이기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그랬다. 이준석과 거리두기를 했다. 그럼 부딪히지 않는다. 사실 윤석열이 한참 나이 어린 이준석과 다퉈 보았자 이득은 챙기기 어렵다. 손해를 볼 확률이 훨씬 크다. 이준석에게는 안 된 말이지만 무시하는 게 좋을 때도 있다. 이번 같은 경우가 그렇다. 윤석열마저 이준석-원희룡 싸움에 끼어 들었더라면 모양이 우습게 됐을 것이다. 윤석열이 무시 전략 나온 것은 잘한 일이다.

대신 윤석열은 외연을 키우고 있다. 그것 역시 중요하다고 본다. 대선은 규모와도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이준석이 나홀로 선거를 통해 당 대표가 됐던 것과 다르다. 덩치가 크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국적인 선거여서 다다익선이라고 할까. 또 보다 가능성이 있는 후보에게 사람들이 모여들기 마련이다. 그것은 여도, 야도 똑같다. 지금 이재명 캠프와 윤석열 캠프에 사람이 가장 많다. 둘이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본다.

윤석열은 18일 DJ 서거 12주기를 맞아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호남 구애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뜻이다. 앞서 윤석열은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날 현역 국회의원 3명을 포함한 캠프 인선을 발표하며 세 불리기에도 박차를 가했다. 지금까지 캠프에 가담한 현역만 18명이다. 최재형 캠프 9명의 두 배 규모다.

윤석열이 따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IT 기반을 구축하셨다"면서 "김 전 대통령의 국민통합과 화합의 정신을 이어받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지 기반 확대를 감안해 중도층과 호남 민심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윤석열 캠프의 덩치도 키웠다. 특히 호남 인맥도 여럿 들어왔다. 무엇보다 중도 확장을 위한 인선이 눈에 띄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송하중 경희대 교수와 민주당 대변인 출신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을 각각 정책고문과 상임고문으로 임명했다. 민주당 대표비서실장을 지냈던 김성호 전 의원도 정무특보를 맡았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이 같은 인선에 대해 "호남에 다가가기 위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외연 확장에 의미를 뒀다"고 설명했다.

윤석열이 이준석의 도움을 받기는 어렵게 됐다. 그렇다면 마이 웨이를 할 수밖에 없다. 이준석은 이미 신뢰를 많이 잃었다. 거의 식물 대표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다. 윤석열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스탠스는 나쁘지 않다.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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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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