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KT가 25일 발생한 전국적인 유·무선 인터넷 장애 원인에 대해 처음에는 디도스 공격으로 파악됐다고 했다가 2시간 후에는 ‘네트워크 오류’라고 번복해 ‘면피성 오락가락 발표’를 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의 ‘먹통’에 따른 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일단 ‘대규모 디도스 공격’에 따른 사고로 발표, 책임을 외부로 떠넘기려 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네트워크 오류’라는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KT의 발표가 또다시 번복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려운 것이다.

KT는 이날 오전 발생한 유·무선 네트워크 장애의 원인이 ‘네트워크 경로 설정(라우터) 오류’ 때문이라고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장애 직후에는 대규모 디도스 탓일 것으로 추정했지만 확인 결과 디도스와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라우터는 기지국에서 송신하는 데이터를 받아서 수신자(이용자)에게 전달해주는 중간 연결장치다. 데이터를 받으면 수신자의 고유 주소를 찾아가는 ‘경로 설정’ 과정을 수행하는데, 이 과정 수행에 오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라우터 오류가 발생한 더 근본적인 원인은 추가로 조사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KT의 조사 결과 발표에 신중한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담당자들은 아직 유보적인 입장이며, 담당자들이 KT 측과 공동 조사를 할 예정”이라면서 “사이버 공격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원인 조사 후 재발방지대책 등 후속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고는 이날 오전 11시쯤부터 시작됐다.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 1시간이 넘도록 계속됐다.

갑작스런 네트워크 장애로 전국에 걸쳐 인터넷 검색부터 상점 결제시스템 등 KT에 가입한 인터넷 전반에 걸쳐 서비스가 불통됐다.

증권사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등 접속에서도 오류가 발생했다.

특히 점심시간을 앞두고 일부 식당·상점 등에서는 신용카드 결제가 불가능했고, 배달의민족 등 일부 배달플랫폼도 이용할 수 없었다.

일반 전화도 통화가 안 되거나 수시로 끊겼다.

KT 서버가 접속이 불가능해지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이용자도 접속을 할 수 없어 불편은 더 커졌다.

장애 발생 1시간쯤이 지난 후부터 대부분 인터넷 서비스가 정상을 찾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복구가 늦어지면서 서비스 장애가 계속됐다.

KT는 낮 12시 무렵 "오전 11시께 네트워크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규모 디도스 공격’을 사고 원인으로 발표했다. 

그러면서  "위기관리위원회를 즉시 가동, 신속히 조치하고 있다. 빠른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디도스(DDoS)공격은 한꺼번에 수많은 컴퓨터가 특정 웹사이트에 접속함으로써 비정상적으로 트래픽을 늘려 해당 사이트의 서버를 마비시키는 해킹 방법을 일컫는다. 

정부는 이날 오전 11시 56분 유·무선 인터넷 정보통신사고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네트워크의 대규모 사고에 대한 정부 조치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가 있다. 이번 사고에 내려진 ‘주의’는 1단계인 ‘관심’보다 한 단계 위다.

주의 경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을 상황실장으로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을 구성, KT 인터넷 이용자들의 피해 상황, KT의 완전한 복구 여부 등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성남시에 있는 KT 본사에 사이버테러팀을 급파해 원인과 피해 규모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한 만큼 KT 본사에 가까운 경기남부청 사이버테러팀이 곧바로 출동해 피해 규모와 원인 등을 조사 중”이라며 “일단은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