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경제, 낡은 틀 깨고 개도국 모델서 강대국 모드로 변해야
새해 경제, 낡은 틀 깨고 개도국 모델서 강대국 모드로 변해야
  • 권의종
  • 승인 2022.01.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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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 후 경제 고칠 거 많아...비효율, 비능률 넘쳐나고, 정부실패, 정책실패, 제도실패 다반사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경제가 피곤하다. 행색이 초라하고 남루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와중에서 경제가 선방하고 있다는 말은 정부 만의 언어다.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자 많지 않다. 2022년의 경제 전망을 놓고도 정부는 장밋빛이다. 일선 현상에서 바라보는 경제주체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올 한해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으리라는 부정적 예상이 우세하다.

경제가 힘 빠진 연유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정부가 자기중심의 생각에 집착, 변화를 내다보지 못하고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 정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그늘진 모습을, 실체를, 사실을 감추려다 보니 단지 공론화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동안 할 일이 태산 같았으나 이를 게을리한 탓에 숙제로 잔뜩 쌓여 있다. 정책과 제도, 운영 전반에 걸쳐 손봐야 할 데가 한둘이 아니다. 고칠 게 진짜 많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책임질 의무가 있는 정부의 역할이 충분치 못했다는 방증이다. 정책과 제도가 기대만큼 기능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정부는 탁상공론이자 전시행정으로 만들어낸 비효율적인 제도와 비현실적인 정책으로, 정치권은 자기과시의 오만과 시혜자로서의 뻣뻣한 태도로 민생을 괴롭히고 힘들게 했다. 

잦은 선거로 경제가 더 휘둘린다. 득표만 의식한 선심 대책이 풍요를 이룬다. 나라가 어찌 되든 경제가 어디로 가든 알 바 아니라는 식이다. 당선만 시켜주면 가만있어도 다 잘 살게 해주겠다는 공수표 남발이 어지럽다. 출산, 취업, 재난, 방역, 자영업 등에 대한 무상 시리즈가 끝도 없다. 바야흐로 21세기 신(新) 유토피아가 이 땅 대한민국에 세워지려나 보다.

경제 문제는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공동의 과제...우리 각자가 경제의 주체이자 객체인 때문

대선 후보가 하는 걸 보면 도무지 믿음이 안 간다. 여기서는 이 말 하고 저기서는 저 말을 한다. 기업을 만나면 친기업, 노조를 만나면 친노동을 외친다. 납세자에게는 세금을 깎아 주겠다 하고 취약계층에는 재정지원을 늘리겠다고 공언한다. 미래를 이끌 비전은 못 내놓고 허황한 공약으로 국민을 미혹하려 든다. 언제적 구태를 여태껏 되풀이하고 있다.

경제 현실이 엄중하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위험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대저 악재는 혼자 오지 않는 터. 미·중 무역 마찰,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코로나 사태 장기화까지 거시 경제의 격랑이 한꺼번에 휘몰아친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지속, 원자재 가격 상승, 각국 중앙은행 금리 인상 등의 기조가 위협적이다. 자산 가격 하락과 부채 위기, 통화가치 불안정도 부정적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기술경쟁 또한 뜨겁다. 기술 주권을 넘어 기술 패권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산업 간 융복합, 디지털 융합이 가속화 하면서 산업 판도는 물론 국가 운명을 바꿀 신기술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국가건 기업이건 미래 기술을 선점하는 쪽이 모든 걸 차지하는 뉴노멀 시대가 본격화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선진 주요국이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 등 핵심기술 공급망을 자국 역내로 재편하려는 시도는 승자독식을 노리는 도발적 야욕의 일면에 불과하다. 

풍전등화 한국 경제, 지금 모습은 어떤가. 인정하고 싶지 않을지 모르나, 경제에 비효율과 비능률, 불공정과 무원칙이 넘쳐난다. 정부실패, 정책실패, 제도실패가 다반사를 이룬다.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경제 각 부문에 성한 데가 별로 없다. 제대로 돌아가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서둘러 수술대에 올려져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난제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저출산·고령화는 무관심에 가깝다. 투기 잡는다고 미숙한 대응으로 집값만 올려놨다. 시급한 연금개혁은 다음 정부로 슬그머니 미뤘다. 국민연금. 고용보험,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은 말라가고 있다. 민간·국가 부채 급증은 대한민국이 ‘부채공화국’임을 널리 알렸다. 후진적 관치는 금융산업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었다. 낙하산 인사와 빚 덤터기에 공기업은 공(空)기업이 되었다. 무리한 규제, 징벌적 조세는 기업을 주눅 들게 하고 기업가정신을 퇴화시켰다. 

경제도 농사와 같아...체질 개선하려면 정책과 제도 확 바꾸고, 관행과 사고 싹 뜯어고쳐야 

문제가 어디 이 뿐이랴. 나랏돈으로 공들인 창업은 폐업으로 줄줄 새고 있다. 일자리 빈곤은 취업난으로 직결된다. 폐업과 실업 증가는 구직과 실업급여 행렬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경자유전에 갇힌 농업은 직불금으로 연명하는 처지다. 성급한 워드 코로나로 확진자를 늘리고 자영업 손실을 키웠다.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는 해소될 기미는 커녕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강한 체질로 무장해 글로벌 전장(戰場)을 헤쳐나가야 할 경제가 약골로 변해가고 있다.

농사에서 토질이 나빠지면 토양을 개량해야 한다. 땅을 깊이 갈아 흙을 뒤집어엎는 심경(深耕)이 유효하다. 깊이 갈수록 뿌리가 잘 뻗어 수분과 양분을 잘 흡수한다. 잡초의 종자를 깊이 묻어 제초하는 노력을 덜어주고, 이어짓기 폐해와 병충해 발생을 억제해준다. 생산성을 올리고 품질을 높이는 커다란 유익을 가져다준다. 

경제도 농사와 같다. 체질을 개선하려면 기존의 정책과 제도를 확 바꾸고, 낡은 관행과 사고를 싹 뜯어고쳐야 한다. 경제의 틀을 지금의 개발도상국 모델에서 선진국 모드로 표변(豹變)해야 한다. 경제의 초라한 모습은 어찌 보면 우리 모두의 슬프고도 일그러진 자화상이나 다름없다. 우리 각자가 경제의 주체이자 객체인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의 문제는 정부나 정치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같이 풀어야 할 공동의 과제인 것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이를 창피하고 망신스러운 일로 여기거나,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정말 곤란하다. 아프지만 지적을 고맙게 여기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겸허하고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나아가 능동적이고 자생적인 경제 발전을 기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이는 선진적 정부, 성숙한 경제를 떠받치는 튼실한 주춧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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