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에 이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도 최근 자신이 보유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중 일부를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류 대표가 회사 주식을 대량 매도한 것과는 달리 윤 대표는 차액결제형(현금결제형)으로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최소 5억원에서 최대 수십억원 상당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대표는 지난해 4분기 중 자신이 보유한 스톡옵션 25만주 중 수 만주를 차액보상형으로 행사했다.
차액보상형은 행사 시점의 주가와 행사 가격의 차액을 회사가 지급해주는 방식이다. 주식이 아니라 현금으로 보상해주는 구조라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
차액보상형을 선택하면 신주 발행이 없어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그 만큼 회사의 순자산이 감소한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우리사주제도와 함께 260억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도입했다. 우수 인재를 영입하고 기존 임직원을 보상하는 차원이었다.
윤 대표는 당시 이용우 공동대표와 함께 52만주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스톡옵션을 행사하려면 카카오뱅크를 일정 규모 이상 성장시켜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고객수 1300만명 이상, 세전 이익 1300억원 이상 달성 등이다. 행사 시점도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수차례 나눠서 하도록 했다.
그 중 일부를 이번에 행사한 것이다.
윤 대표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로 임기 내 추가 스톡옵션 행사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류영준 대표 등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의 대량 스톡옵션 행사로 논란이 되자 지난 13일 임원 주식매도 규정을 마련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최고경영자(CEO)는 상장 후 2년까지 주식을 매도할 수 없다. 임원은 상장 후 1년이지만 임원들의 공동 주식 매도행위는 금지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스톡옵션 행사 조건을 달성할 만큼 카카오뱅크를 잘 이끌어왔다는 성과보상 차원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류 대표 등이 주식을 대량 매도한 지난달 10일 이후 카카오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당시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였던 류 대표의 계열사 주식 던지기가 ‘카카오 그룹주 주가가 꼭지점에 달했다’는 신호를 줬던 탓이다.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8일까지 1개월여 동안 카카오 주가는 12만25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25%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