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HDC현대산업개발, 카카오, 이마트 등의 회사·주주가치가 훼손된 것은 이사회가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노동·시민단체들이 대주주인 국민연금에게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민주노총·한국노총 등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연금은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현산·카카오·이마트 등에 전문경영인 공익이사를 추천하고, 문제이사 해임과 회사·주주가치 추락 재발 방지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현산은 최근 부실공사로 많은 사상자를 냈고, 카카오·카카오페이는 무분별한 물적 분할과 임원들의 '먹튀 매각'으로 주가가 대폭 하락했으며, 이마트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회가 회사에 대한 선관주의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충실의무를 어기는 등 실질적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회사 가치가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연금을 향해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도입했으나 현산 등의 주주이자 국민 노후 대비자금의 집사로서 책임 있는 활동은 전무했다"면서 "국민연금이 투자한 이들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연금의 손실도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사회는 회사 업무 집행에 관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경영의 근간인데도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형식적인 역할을 하는 데 그치는 경향이 있다”면서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해 이사회가 책임 있는 경영 주체로 나서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자회사 상장 시 다수 주주의 동의가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으로 주주제안을 하는 한편 국민 노후자금에 심각한 손해를 끼친 회사를 상대로 대표소송에 나서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