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미국 애플이 한국에서 세금을 적게 내려고 매출 원가를 높여 이익을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애플의 매출 대비 법인세 납부 비율은 4%였지만, 한국 지사인 애플코리아는 1%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 근거다.
3일 무소속 양정숙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이 미국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와 애플코리아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애플코리아가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는 628억9000만원으로, 매출(7조971억9700만원) 대비 0.9%였다.
반면 애플이 지난해 세계 각국에 납부한 법인세 총액은 145억2700만달러(약 17조5000억원)로, 매출(3658억1700만달러, 약 440조7400억원) 대비 비중은 4%였다.
매출 대비 법인세 비중으로 따졌을 때 애플코리아는 애플 전 세계 평균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양 의원은 "애플코리아가 주요 제품을 싱가포르 법인인 '애플 사우스 아시아'를 통해 수입하면서 매출액 대부분을 수입대금으로 지불했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코리아는 2021년 매출액 7조971억원 중 95%인 6조7233억원을 수입대금으로 지불했다.
양 의원은 애플코리아가 매출원가를 과도하게 높게 잡아 영업이익을 낮춘 것은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높은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5%로 OECD 37개 회원국 중 7번째로 높았다.
양 의원은 “글로벌기업들이 한국내 매출액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투자와 고용, 사회적 기여를 더 늘여야 할 마당에 오히려 영업이익을 줄여 세금을 회피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면서 “한국 시장과 유사한 환경에 있는 중국, 일본, 기타 아시아태평양과 비슷한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을 조정해 정상적인 세금을 납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