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한 한전' 영업손실 5조8601억원…고유가에 사상최대 적자
'불운한 한전' 영업손실 5조8601억원…고유가에 사상최대 적자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2.02.2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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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제자리에 판매수익보다 연료비·전력구입비 상승이 더 커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 6조원 가까운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유가상승으로 연료비 부담이 대폭 확대됐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했다.

한전은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손실이 5조8601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4조863억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로 국제유가가 치솟았을 때 기록한 연간 영업손실 2조7981억원을 훨씬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의 손실이다. 2020년 저유가 덕에 4조86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뒤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매출은 60조5748억원으로 전년대비 3.4% 증가했다. 순손실은 5조254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4분기 영업손실은 4조7303억원으로 전년동기(영업이익 9337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같은 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15조5184억원과 3조6736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증가에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은 전력재무구조의 80%를 차지하는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늘었지만, 전기요금을 충분히 올리지 못하면서 비용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았기 때문이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판매량은 코로나19 회복세에 따른 제조업 평균가동률 증가 등으로 전년보다 4.7% 늘었다. 그러나 전기요금(연료비 조정요금)이 4분기에 한차례 오르는 데 그치면서 판매단가가 하락해 전기판매수익은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나가는 비용은 더 늘었다. 지난해 한전 자회사들의 연료비와 한전이 민간발전사로부터 사들인 전력구입비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4조6136억원, 5조9069억원 증가했다. 이는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연료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여파다.

또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석탄발전 상한제약 시행과 전력수요 증가 등으로 연료비가 비싼 LNG 발전량이 늘고,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비율이 7%에서 9%로 상향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발전설비 및 송배전설비 취득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으로 기타 영업비용도 1조4314억원 증가했다.

한전의 경영실적은 유가변동에 널뛰는 양상을 보여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됐으나 유명무실한 상태다.

올해는 2분기 이후로 두차례 전기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지만, 시장에서는 한전이 10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가 계획한 요금인상 수준으로는 비용상승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면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한전은 "연료가격의 추가상승으로 재무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무위기 대응 비상대책위'를 설치해 전력공급비용 절감, 설비효율 개선, 비핵심 자산매각 등을 추진하고 연료비를 절감하는 등 고강도 자구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력시장의 가격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전력시장 제도개편을 추진하고 연료비 등 원가변동분을 전기요금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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