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5.33%, 0.05%p↑…예대금리차 2.27%p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지난 2월 은행권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장단기 지표금리가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5%대 중반인 신용대출 금리도 또 소폭 올랐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2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88%로 한 달 새 0.03%포인트 높아졌다. 2013년 3월(3.9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반신용대출 금리(5.33%)도 0.05%포인트 올라 2014년 8월(5.38%)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전체 가계대출 금리 역시 한달 사이 3.91%에서 3.93%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연 3.93%의 가계대출 금리는 2014년 7월(3.93%)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예금은행의 2월 신규 취급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22.0%로 1월(23.7%)보다 1.7%포인트 떨어졌다.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대비 0.06%포인트 상승한 1.70%를 기록했다. CD(양도성예금증서‧91일물)는 0.11%포인트 상승한 1.50%였다. 은행채 5년물은 2.74%로 전달(2.52%) 보다 0.22%포인트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 금리 상승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CD 금리, 은행채 금리 등 장단기 지표금리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면서 "집단 대출금리가 오르고 일부 은행의 중금리 대출 비중 확대 등으로 일반신용 대출금리도 오르면서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3.44%로 전월(3.30%)대비 0.14%포인트 올랐다.
대기업대출 금리는 전월(3.03%)대비 0.24%포인트 오른 3.27%였고,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3.59%로 전월(3.52%)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비은행기관 대출금리의 경우 상호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상호저축은행이 0.12%포인트 하락한 9.10%로 나타났다. 신용협동조합은 0.15%포인트 오른 4.41%, 상호금융은 0.15%포인트 오른 3.90%, 새마을금고는 0.17%포인트 오른 4.30%로 나타났다.
상호저축은행은 가계의 경우 고객유치를 위한 금리인하 및 담보대출 취급비중 확대 등으로 0.36%포인트 하락하고, 기업도 저금리 부동산담보 및 PF대출 취급 등으로 0.14%포인트 내리면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과 가계 대출금리가 모두 오르면서 가계와 기업을 합한 전체 대출 평균금리는 전월대비 0.11%포인트 오른 3.56%로 나타났다.
저축성 수신 금리는 전월보다 0.05%포인트 오른 1.70%로 나타났다.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도 1.71%로 전월보다 0.07%포인 올랐다. 정기예금 금리도 0.04%포인트 상승한 1.68%를 나타냈다. 정기적금 금리는 3.81%로 전월보다 2.12%포인트 급등했다.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는 1.67%로 0.01%포인트 하락했다.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86%포인트로 전월(1.80%)보다 0.06%포인트 확대됐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27%포인트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잔액기준으로 2019년 6월(2.28%포인트)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는 2021년 5월(1.89%포인트)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지표금리 상승에 따라 예금 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도 가계대출 중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전월(76.3%) 보다 1.7%포인트 늘어난 78%로 나타났다.
5%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은 전달 8.2%에서 7.1%로 1.1%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4~4.5% 미만 비중은 3.4%에서 3.7%로 0.3%포인트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