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값 줄인상(중) 오비맥주, 고배당-이상한 재료비 등 '의문투성이'
'소맥'값 줄인상(중) 오비맥주, 고배당-이상한 재료비 등 '의문투성이'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2.04.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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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당기순익 2배 넘는 배당을 해외대주주에 지급하면서 맥주값 인상은 '어불성설'...하이트진로의 맥주 재료비 비중은 감소세인데도 오비맥주는 급등 추세....차입금 많은 대주주 AB인베브 계열사DHK의 거래에 문제 많은 듯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지난 2월 말 하이트진로가 참이슬과 진로 소주 등의 평균 출고가를 7.9% 인상하자, 3월들어 맥주 1위 업체 오비맥주도 맥주출고가를 평균 7.7% 올렸다. 이후 다른 소주 맥주값들도 경쟁적으로 인상되고 있다.

오비맥주의 맥주값 인상도 6년 만의 일이다. 오비맥주 역시 국제 원자재값 인상 등을 인상이유로 들었다. 과연 그런지, 오비맥주 사업보고서 등을 들여다본다.

소주 맥주 등 각종 술과 음료를 다루는 하이트진로와 달리 오비맥주는 맥주 한 품목만을 제조판매한다. 맥주업계 1위 업체다. 작년 매출은 1조3,445억원으로, 2020년 1조3,529억원, 2019년 1조5,421억원에 비해 약간씩 줄고 있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다른 맥주업체들과 수제맥주 등의 추격이 워낙 거세기 때문일 것이다.

매출원가는 원재료비, 인건비, 설비투자비용, 기타제조경비 등 공장 제조단계에 들어가는 제조원가를 말한다. 오비맥주의 작년 매출원가는 5,673억원으로, 20년 5,430억원보다는 늘었으나 19년 6,131억원보다는 적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하는 매출원가율은 작년 43%로, 20년 40.1%, 19년 39.7%보다 계속 높아지고 있다.

오비맥주가 작년에 사용한 비용중 재료비는 3,470억원으로, 20년 2,996억원 대비 15.8%나 늘어났다. 매출에서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년 22.1%에서 21년 25.8%로, 1년사이에 3.7%포인트나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율도 19년 26.5%에서 20년 21.7%, 21년 20% 등으로 조금씩 하락하고 있다. 이 지표들만 보면 오비맥주의 맥주값 인상이 일견 타당성 있게 보일 수도 있다.

오비맥주의 각종 경영지표 추이(단위 억원 %)

 

2019년

2020년

2021년

매출액(억원)

15,421

13,529

13,445

매출원가율(% 매출액대비 매출원가)

39.7

40.1

43.0

영업이익율(%)

26.5

21.7

20.0

당기순이익(억원)

2,741

1,559

1,614

배당(억원)

4,390

4,000

3,360

이익잉여금(연말 억원)

14,655

12,267

10,605

매출대비 재료비 비중(%)

19.8

22.1

25.8

하이트진로의 맥주매출대비 맥주재료비 비중(%)

27.2

28.0

24.4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도 오비맥주의 20%대 영업이익율은 경쟁업체 하이트진로의 작년 영업이익율 7.6%에 비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준이다. 오비맥주는 다국적기업이 최대주주인 반면 하이트진로는 한국적 오너십의 전형적 재벌이란 차이가 그 주원인으로 보인다. 오너의 친인척 기업들이나 계열사들과의 특혜성 거래로 줄줄이 얽혀있는 한국재벌과 달리 다국적기업들은 계열사들간의 거래도 경제성과 수익 중심으로 철저히 따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오비맥주의 영업이익율은 한국 경쟁업체들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20%가 넘는 영업이익율을 내면서도 원자재값 타령 하는 것은 우선 문제가 있어 보인다.

오비맥주의 본사 차원에서 들어간 판매관리비와 물류비는 작년 5,151억원으로, 20년 5,153억원과 거의 같았다. 작년에 오비맥주가 사용한 전체 비용은 1조825억원으로, 20년 1조584억원 대비 2.2% 늘어나는데 그쳤다. 원재료비가 많이 증가한 대신 복리후생비, 지급임차료, 지급수수료, 기타경비 등은 모두 조금씩 줄었기 때문이다. 비용관리를 잘해 전체 비용을 잘 억제한 것으로 보인다.

타이트한 비용관리 등에 힘입어 작년 당기순이익은 1,614억원으로, 20년 1,599억원보다 약간 늘었고, 19년 2,741억원보다는 아직 적다. 문제는 작년에도 당기순익을 훨씬 넘는 배당을 해외 대주주에게 지급했다는 점이다. 해외 대주주라면 세계 최대 술업체인 벨기에의 AB인베브를 말한다. 오비맥주는 비상장기업이고, AB인베브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오비맥주가 작년 AB인베브에 지급한 배당은 3,360억원으로, 작년 당기순익의 2배가 넘었다. 20년에도 당기순익 1,599억원의 2배가 훨씬 넘는 4천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했다. 거의 매년 벌어들인 이익보다 더많은 배당을 지급할수 있는 것은, 과거 흑자누적과 해외 대주주의 대규모 출자 및 합병 등에서 생긴 이익잉여금이 작년말 현재 아직 1조605억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의 매년 흑자 2배를 넘는 배당을 하다보니 이익잉여금도 2017년말 1조9,452억원에 달했던 것이 작년 말에는 1조원선으로 매년 야금야금 줄고 있다. 지난 1998년 두산그룹이 오비맥주를 해외기업에 매각한 이후 21년 말까지 오비맥주가 번 돈이 배당과 유상감자 등의 명목으로 해외 대주주들에게 유출된 금액 총합계는 4조3,12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해외 주주들에 대한 배당이 모두 2조8,997억원이었고, 유상감자가 1조4,124억원이었다. 유상감자는 자본금을 줄이면서 주주에게 투자금을 되돌려주는 것으로, 주주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효과를 낸다. 터무니없는 거액으로 기업을 무리하게 인수한 사모펀드나 기업사냥꾼 등이 투자금을 조기 회수하려할 때 자주 써먹는 방법이다.

반면 1998~2021년 기간중 오비맥주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총계는 3조5,697억원이었다. 번 이익보다 7,424억원이나 더 많이 해외 대주주들에게 국부가 유출된 것이다.

오비맥주의 당기순익, 배당, 유상감자 현황(단위 억원)

연도

이익잉여금

당기순이익

주주배당

유상감자

비고

1998년

-420

-420

0

0

AB인베브 인수첫해

1999년

1,159

1,579

0

0

 

2000년

505

-653

0

0

 

2001년

797

292

0

0

 

2002년

1,150

353

0

0

 

2003년

1,468

317

0

0

 

2004년

1,971

503

0

1,678

 

2005년

1,145

494

448

0

 

2006년

1,213

509

441

0

 

2007년

1,931

1,159

441

0

 

2008년

1,531

1,192

1,573

 

AB인베브,미국 앤호이저부시 합병

2009년

2,819

1,267

1,100

4,347

KKR등 사모펀드들이 오비맥주 인수

2010년

1,378

1,315

0

4,599

지주사와 합병. 종속사 인수합병

2011년

2,917

1,719

109

0

 

2012년

17,086

2,660

1,100

0

임시주총서 자본잉여금 1조2,634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

2013년

15,308

3,101

4,885

0

 

2014년

17,346

2,250

0

0

AB인베브가 다시 오비맥주 인수

2015년

13,615

2,536

3,700

0

 

2016년

16,232

2,492

0

0

AB인베브,세계2위 맥주회사 인수

2017년

19,452

3,271

0

0

 

2018년

16,281

3,805

3,450

3,500

 

2019년

14,655

2,743

4,390

0

 

2020년

12,267

1,599

4,000

0

 

 

2021년

10,605

1,614

3,360

0

 

합계

 

35,697

28,997

14,124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AB인베브는 1998년 두산으로부터 오비맥주 지분 50%를 처음 매입했지만 2009년 7월 경영난을 이유로 미국계 사모펀드 KKR과 아시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 오비맥주를 18억 달러(당시 환율기준 약 2조3천억원)에 매각했다. AB인베브는 매각한지 5년 만인 2014년 매각가격의 3배나 되는 58억 달러(6조1680억원)를 주고 오비맥주를 다시 매입했다. 지금도 AB인베브가 최대 주주다.

그러다보니 배당 외에도 전 세계 AB인베브 계열사들과 오비맥주간의 거래가 많다. 작년 전세계 계열사들이 오비맥주 제품을 373억원어치나 사주기도 했지만 오비맥주가 매입한 전 세계 계열사제품이나 원재료들도 442억원에 달한다. 유명 맥주 버드와이저 업체인 AB월드와이드인베스트먼트로부터의 매입액이 146억원, 호가든 맥주로 유명한 SPRL인베브벨기에로부터의 매입액도 90억원에 달했다.

이 두 업체에 작년 오비맥주가 지불한 기술사용료도 51억원에 이른다. 이런 비용들 말고 AB인베브 등에 작년에 지급한, 용도를 알수 없는 기타비용도 339억원에 달했다. 이런 비용들에다 매년 벌어들인 이익의 2배가 넘는 배당을 해외대주주에게 무리하게 지급하면서 한편으론 맥주값 인상 운운하는 것은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작년에 많이 늘어난 오비맥주의 원재료비도 어딘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경쟁업체인 하이트진로의 맥주부문 원재료비 비중은 작년에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의 맥주부문 별도매출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24.4%로, 20년 28%, 19년 27.2%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다.

하이트진로도 맥주원료 3종중 2종을 수입한다. 질에서 큰 차이가 안나는 비슷한 맥주제품인데 완전히 다른 재료나 원자재들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오비맥주가 더 비싼 해외 원재료들을 해외계열사들로부터 해가 갈수록 더 많이 수입하거나, 원재료의 해외의존도를 매년 더 늘렸기 때문일 수 있다.

AB인베브는 세계 곳곳에서 무리한 투자를 하다가 생긴 거액 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의 일환으로 오비맥주를 비롯한 세계 곳곳 자회사들로부터 고액배당을 챙긴다는 비판을 최근 몇 년간 들어왔다. AB인베브는 2016년 세계 2위 맥주기업인 사브밀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금이 발생, 20년말 기준으로 부채가 1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매년 또박또박 이익과 배당을 보내주는 오비맥주에 대해 원재료도 비싸게 더 많이 매입하도록 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능성과 추정일 뿐 비상장기업인 오비맥주의 감사보고서에는 어디에도 이에 관한 설명이나 공시가 없다. 정확한 분석이나 판정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오비맥주는 2020년 서울 지방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으며, 세무조사 결과 법인세 259억원,부가가치세 62억원, 주세 23억원 등을 부과처분받아 작년에 추징세액을 전액 납부 완료했다고 감사보고서에서 밝혔다. 

또 이 가운데 해외 원천세 추징액에 해당하는 35억원은 관계사로부터 보전받았다고 설명했다. 해외계열사들과의 복잡한 거래 때문에 세무조사와 세금추징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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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2022-05-25 00:35:55
하이트에서 돈 주고 시킨 기사인거 다 들켰다네요

돌고 2022-04-22 16:01:53
같은기사를 계속내내 뭐한는 기자냐 말도안되는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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