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는 지금(상) 주요 계열사들 '일감몰아주기' 의혹 여전
아모레는 지금(상) 주요 계열사들 '일감몰아주기' 의혹 여전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2.05.06 07:25
  • 댓글 1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퍼시픽글라스,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내부거래비중 15~90% 달해...모두 새 사익편취규제대상. 이니스프리 등은 회장 장녀 관련기업...작년 에스트라, 코스비전 등 3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비상탈출' 조치 단행...당연히 새로 사익편취 규제 대상, 제재 여부는 공정위의 몫이 될 듯...아모레측 "효율적인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청산한 것, 계열사 합병이나 지분 매각 등도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일 뿐 일감 몰아주기 이슈와는 전혀 무관" 해명

'K뷰티의 본산' 아모레퍼시픽그룹이 2022년 1분기 1조2628억원의 매출과 17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9.0%, 영업이익은 13.4% 하락했다. 올해 1분기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재확산 등 불안정한 국내외 환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후발주자인 LG생활건강이 중국 화장품판매 등에서 계속 대규모 흑자를 내고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본지는 아모레의 경영실태와 문제점, 승계 문제를 점검한다.<편집자 주>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작년 9월1일자로 갑자기 한꺼번에 2개 계열사의 지위를 변경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건강식품 제조업체인 에스트라를 주력기업인 아모레퍼시픽에 흡수합병시켰고, 대전 소재 화장품제조업체인 코스비전은 주식교환을 통해 모기업을 지주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이하 아모레G)에서 아모레퍼시픽으로 바꾸었다.

이에 앞서 작년 2월에는 지주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던 초자용기 제조업체 퍼시픽글라스의 지분 60%를 프랑스기업 베르상스에 매각했다.

이 갑작스런 3가지 조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작년말로 예정됐던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대비, 아모레가 부랴부랴 취한 선제조치들로 해석했다.

2020년말 개정돼 작년 말 시행된 새 공정거래법은 사익편취(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회사의 범위를 확 넓혔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20% 이상 직접 소유하고 있는 회사 (법 개정으로 상장, 비상장 구분 없이 20% 이상) 뿐만 아니라 이들 회사가 5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들로까지 규제대상을 확대했다.

에스트라와 코스비전은 바로 이 자회사 사례에 해당되었다. 서경배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은 21년 9월말 현재 지주사인 아모레G 지분 61.95%를 소유중이었다. 아모레G는 또 이 조치전까지 에스트라와 코스비전의 지분 100%씩을 각각 갖고 있었다. 그냥 놔두면 작년말부터 새로 사익편취(일감몰아주기) 새 규제대상이 되는 100% 자회사들이었다.

에스트라의 경우 2020년 전체매출의 67.5%를 계열사들이 올려주었다. 누가봐도 일감몰아주기 수혜법인으로 의심받을만한 수치였다. 하지만 아모레피시픽에 흡수합병되면 이런 의심을 받지않아도 된다.

2020년 전체 매출에서 계열사들이 올려준 매출의 비중(%)

에스트라

코스비전

퍼시픽글라스

67.5

100

76

<자료 각사 감사보고서>

작년 9월2일 기준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서경배 회장 일가의 지분은 10.95%(보통주 기준)에 불과하다. 아모레 G도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38.04%의 지분만 소유하고 있어 50%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따르더라도 사익편취규제대상회사가 아니란 얘기다.

코스비전도 작년 8월 이전까지만 해도 매출의 100%를 계열사들에 의존하는 기업이었다. 아모레 계열사들의 주문에 맞춰 화장품을 제조납품하는 회사였다. 실제 20년 5월 지주사 아모레G와 코스비전은 공정위로부터 각각 4,800만원씩의 과징금을 얻어맞기도 했다. 무상담보제공 등 지주사의 부당지원행위 때문이었다.

이런 상태의 회사를 그대로 두었다간 공정위로부터 난타당할 위험성이 커지자 지주사 자회사에서 안전한 아모레퍼시픽 자회사로 바꾸어버린 것이다.

퍼시픽글라스의 20년 매출은 677억원이었는데, 이중 76%인 515억원을 아모레퍼시픽(490억원)과 코스비전(24억원) 등이 올려주었다. 역시 계열사 의존비중이 너무 높아 정식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이 되면 문제가 될 기업이었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아모레퍼시픽 제공>

이 회사는 지분 60%를 팔아 지주사 지분을 50% 미만으로 줄임으로써 공정위의 사익편취규제대상에서 벗어났다. 이런 식으로 아모레는 작년말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을 앞두고 작년 한해동안 3개 계열사를 탈출시키는데 성공했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의 허점을 교묘히 피해가는 묘수를 차례차례 두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아모레 계열사들은 이제 모두 안전해진걸까? 그렇지는 않은 것같다. 우선 다급한 3개사는 탈출시켰지만 나머지 계열사들중에서도 공정위가 눈여겨볼만한 기업들이 아직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지주사가 지분 100%를 보유중인 천안소재 종이상자 및 용기 제조업체 퍼시픽패키지가 있다. 이익잉여금이 158억원이나 쌓여있고, 작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이 각각 21억원 및 19억원 정도인 기업이다.

21년 계열사들이 올려준 매출을 보면 아모레퍼시픽이 462억원, 코스비전 64억원, 에스트라 17억원 등 모두 546억원에 달했다. 작년 이 회사 매출 607억원의 무려 90%에 달했다.

21년말 새로 규제대상이 되면서 내부거래비중이 높은 아모레 계열사들(단위 2021년기준 %)

계열사명

퍼시픽패키지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

작년 매출중 계열사들이 올려준 매출비중(%)

90

18.3

15

9.2

<자료 각사 감사보고서>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가 지분을 많이 가지고있는 이니스프리(지분율 18.18%), 에뛰드(19.5%), 에스쁘아(19.5%) 등 3사도 작년 연말부터 새로 규제대상이 된다. 공교롭게도 서민정 지분은 모두 20% 미만이지만 서 회장 일가가 대주주인 지주사의 지분이 3사 모두 80.5~81.82%에 달하기 때문이다.

계열사들이 이들 3사를 부당지원해주어 3사의 매출과 이익이 많이 난다면 직간접 대주주들인 서경배 회장과 딸 서민정씨에게 많은 배당을 해줄 수 있다. 주식평가액이 더 오르면 그만큼 대주주들의 재산가치도 올라간다.

이들 3사중 2개사의 작년 계열사 매출의존도가 12% 이상이다. 이니스프리의 경우 21년 계열사들이 올려준 매출의 비중은 18.3%였다. 아모레퍼시픽 26.5억, 아모레퍼시픽 미국법인 84억원, 일본법인 80억원 등 모두 565억원을 아모레퍼시픽그룹 국내외 계열사들이 올려주었다. 작년 매출 3,071억원의 18.3%에 달했다.

에뛰드는 2017년까지 내부거래 비중이 10%가 안됐으나 적자가 심해진 2018년 이후부터 이 비중이 올라갔다. 20년 계열사들이 올려준 매출비중은 18%였다. 21년에도 아모레퍼시픽 일본법인 98억원 등 모두 159억원을 국내외 계열사들이 올려주었다. 작년 매출 1,056억원의 15%에 달한다.

에스쁘아의 작년 매출 467억원중 아모레퍼시픽 31억원 등 계열사들이 올려준 매출은 모두 43억원으로, 비중은 9.2%였다. 20년 이 비중은 18%였다. 작년말 공정거래법이 더 강화되면서 이 회사도 더욱 몸조심을 한 결과로 보인다.

두발용 제품 판매업체인 아모스프로페셔널의 경우 지분 100%를 지주사가 갖고있어 새로 사익편취규제대상이 되었지만 작년 계열사들이 올려준 매출은 5.1억원에 불과, 내부거래비중이 극히 미미했다. 차(茶) 제품 판매업체인 오설록, 오설록농장 등도 모두 지주사가 100% 가까운 지분을 갖고있어 새로 규제대상이지만 내부거래비중이 모두 10%를 넘지 않았다.

당연히 새로 사익편취규제대상이고, 또 공정위 제재를 당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도 앞의 세 업체처럼 아직 탈출시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화장품 용기 및 종이상자의 제품 보안성과 효율성 등을 공정위에 설득해 사익편취가 아니라는 점을 납득시킬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일까? 제재여부는 공정위가 판단할 것이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효율적인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청산한 것"이라며 "계열사 합병이나 지분 매각 등도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일 뿐 일감 몰아주기 이슈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경배하라 2022-06-04 11:01:12
35억 횡령해 드시고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시킨 아모레 퍼시픽. 생활용품이 35억이면. 화장품은 수백억대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이니 이번 기회에 직원들의 매출조정내역. 단가조정내역. 상품권내역 등을 개인별 거래처별로 바로 추출할 수 있게 시스템화 하여 서경배님의 돈을 훔쳐먹는 불량배들을 발본색원 하기 바랍니다. 소비자가 올리지 마세요. 왜 가만있는 소비자들한테 덤탱이를 씌우나 . 소주값 올랐다고 샴푸값 올리냐? 화장품은 다 물로 만든거 아닙니까?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