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민정수석실 폐지와 법무부의 인사 추천 검증
새 정부 민정수석실 폐지와 법무부의 인사 추천 검증
  • 정세용
  • 승인 2022.05.3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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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용 칼럼] 대통령제 국가의 최고 인사책임자는 대통령이다. 그런데 그 중요한 인사 검증 업무를 윤석열 대통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휘하는 법무부에게 맡긴다고 한다. 이에 정치권이 시끄럽다. 정부가 공직자 인사검증업무를 담당할 ‘인사정보관리단’을 법무부에 신설하기로 하고 관계법령 정비에 나선 것. 이 시행령은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내주 중 공포될 예정이라 한다.

윤 대통령이 인사 검증을 담당했던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없앤다고 했을 때 국민들이 반긴 것도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가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정수석실을 없애는 대신 인사 검증 기능을 한 장관의 법무부에 맡긴다고 발표하면서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윤 대통령을 찍은 국민들은 이를 반긴다. 반면 이재명 후보를 찍은 국민들 다수는 검찰공화국이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 야당에서는 한동훈 장관을 ‘소통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수의 언론이 한 장관을 ‘소통령’ 또는 ‘왕장관’이라고 호칭하는 것은 한 장관이 윤석열 정부에서 어느 누구보다도 강력한 권한을 가지게 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때문이 아닌가. 한 장관의 법무부는 한 장관보다 급이 높은 경제 부총리나 사회 부총리를 검증하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 어느 부서보다 막강한 권력기관임을 공인받게 됐다는 것이 아닌가.

야당의 반발과 여론의 지적에 법무부는 ‘설명자료’를 내놓았다. 이번 정부 조치는 대통령실 권한 내려놓기 차원이라고 강조한다. 청와대 민정이란 밀실에서 이뤄지던 업무를 법무부로 옮김으로써 검증과정을 투명하게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법무부는 1차 검증 실무 담당이며, 최종 검증은 대통령실에서 하는 관계로 결코 검찰공화국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법무부장관은 검증관련 중간보고를 일체 받지 않고 단장은 법무부나 검찰 출신 아닌 직업공무원이 맡는다 한다. 사무실도 법무부 외부에 두기에 한동훈 장관은 결코 ‘소통령’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그리고 법무부는 인사검증시스템의 선진모델은 미국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검증업무는 백악관 인사실(OPP)과 법률고문실(Office of Counsel to the President)에서 담당한다. 인사실이 후보군을 물색하고 검증책임자는 법률고문이다. 이 과정에서 백악관 요청에 따라 1차 검증을 맡는 실무기관이 법무부 소속의 연방수사국(FBI)이다.

법무부는 ‘인사정보관리단’을 법무부에 두는 근거로 미국을 인용했지만 FBI는 미국 법무부 소속이긴 하지만 사실상 독립기관이다. 법무부장관이 FBI수사에 관여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사정보관리단도 법무부에 두는 것이 맞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별로 없다.

이 지점에서 이른바 윤석열식 인사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윤석열식 인사의 요체는 '능력주의'라고 알려졌다. 지역과 성별 그리고 출신대학을 고려하지 않고 능력있는 인사를 등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인사원칙은 검찰총장 시절부터 문제를 야기해 왔다. 이번 검찰 인사만 보더라도 핵심보직이라 할 수 있는 법무부 검찰국장에 신자용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송경호 수원고검 검사가 임명됐다. 

이는 지난 2019년 윤석열 총장 시절 첫 검사인사와 맥을 같이 한다. 당시 신자용 법무부 검찰과장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은 각각 서울중앙지검 1·3차장으로 영전했다. 이들은 대검 반부패부장이었던 한 장관과 호흡을 맞춘다.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에서도 능력을 우선시한다며 서육남(서울대 60대 남자) 인사를 해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청와대를 옮기고 민정수석을 폐지하겠다며 권력의 분산을 약속했다. 그 당시 문제 많은 인사 스타일이 바뀔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과 검찰 간부 인사, 그리고 인사검증 기능을 법무부로 옮기는 일련의 과정은 기대를 실망으로 바꿨다는 일부 지적이 있다. 법무부가 인사검증 기능을 담당한다는 사실보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 시스템 전체가 전현직 검찰 인사들로 채워졌다는 점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상당수다.

인사 검증 기능을 넘겨받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실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복두규 인사기획관, 인사 검증을 최종 확인하는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은 모두 검찰 출신이다. 윤 대통령의 검찰 시절부터 같이 일해온 복심이라는 것이 중평이다. 진정한 복심들만이 쓴소리를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인사권자의 의중만 살피는 인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다. ‘윤핵관’ 위에 ‘검핵관’이 있다는 일부의 쓴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최근 윤 대통령은 교육부 장관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에 김승희 전 국회의원 등 여성을 기용하는 등 성별 안배를 고려해 능력주의에서 탈피해 새 인사관을 세운 것이 아니냐는 평을 들었다.

그렇다. 물론 능력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통합이 아닌가. 능력 우선이라며 자기 사람 위주로 등용할 것이 아니다. 둘로 나뉜 대한민국을 통합하는 인사를 등용하고 나라를 통합시키는 인사시스템을 마련했으면 한다. 인사는 만사이다.

필자 소개

정세용(seyong1528@naver.com)

- 서울이코노미뉴스 주필

- 전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

- 전 한겨레신문 정치부 기자, 정치부 차장

- 전 한겨레신문 사회부장, 논설위원

- 전 내일신문 편집국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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