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중심 인사 비판 여론 진지하게 검토해야
검찰 중심 인사 비판 여론 진지하게 검토해야
  • 정세용
  • 승인 2022.06.0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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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민수(君舟民水,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엎기도 한다)”...겸허하게 국정 수행해야

[정세용 칼럼]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물은 배를 엎기도 한다(君舟民水).”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인 순자의 명언이다. 그는 백성과 군주를 물과 배에 비유했다. 민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4년 전인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승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환호했다. 국민들은 ‘문재인 호’를 띄웠던 것이다. 코로나19 초기 방역에 성공적이라는 대내외 여론에 힘입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승리에 이어 3연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당시 여권 최고책임자 등은 ‘진보 정권 20년 집권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과 당시 여권은 통합이라는 촛불항쟁 정신을 상당 부분 망각했다. 잇달은 인사 실패와 부동산 정책 실패 등 ‘독선’의 길을 걸으면서 다수 국민은 마음을 돌렸다. 불과 0.73%P 차이지만 결국 올 3월 정권을 교체시켰다. 그리고 6.1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은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며 크게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에 참패를 안겼다. 민주당이라는 배를 엎어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지난 5월 출범한 윤석열호가 순항하도록 표를 몰아줬는가. 4년전인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전멸하다시피 한 국민의 힘으로선 이번 광역지자체장 선거에서 12대5로 낙승했으니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힘을 실어준 것은 분명하다. 여소야대로 의회권력은 아직 야당이 장악하고 있어 과연 정책을 제대로 집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지방권력 확보로 국정운영에 탄력이 붙을 것은 확실하다.

사실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직후에 실시되는 관계로 여당인 국민의 힘이 질 수 없는 선거였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초기로 지역의 일꾼을 뽑는다는 지방선거의 취지는 사라진 채 새 정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선거 구도가 짜여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야당은 지도부 다툼 등으로 자멸하는 분위기여서 국민의 힘은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지방선거 압승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 힘에게는 큰 힘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자만심은 금물이라는 것이 정치평론가들의 분석이다. 50.9%라는 낮은 투표율은 절반에 가까운 국민이 반드시 윤석열 정권 편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으로 윤석열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이들은 윤석열호라는 배를 기우뚱거리게 하고 최악의 경우 엎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사 시절 좌천을 여러번 당하는 등 불우한 시절을 보내기도 했으나 정치 입문 후에는 승리의 길 만을 걸어왔다. 물론 이번 지방선거도 자신에 대한 재신임의 표시로 소신을 강력하게 추진해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친 자신감으로 독주하려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정동영 후보에게 531만표라는 엄청난 차이로 승리했다. 그러나 투표율은 63.03%로 대선 사상 최저였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 등은 이명박 정부의 독주에 반발하면서 촛불을 들었고 결국 이명박 정부는 정권 초기 황금과 같은 시기를 허송세월했다. 선거전문가들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윤석열 정권 초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민의 힘은 지난해 보궐선거에 이어 올 대선 그리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기는 등 3연승을 거뒀다. 이에 2024년 총선이 실시되기 전에는 전국 단위 선거가 없다. 이번 지방선거 압승 등을 계기로 선거를 크게 의식하지 않고 일을 할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 힘이 2년이라는 기간 동안 민심을 잘 수용하는 지 여부에 따라 내후년 총선에서 국민은 심판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 힘이 잘할 경우 국민들은 ‘국민의 힘호’를 띄울 것이고 민심을 수용하지 못할 경우 ‘국민의 힘호’를 침몰시킬 가능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방선거 압승에 대해 경제위기 태풍 한가운데 있는데 정치적 승리를 입에 담을 상황이 아니다며 겸손을 강조했다. 그렇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 힘은 절대로 자만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7일엔  이복현 전 부장검사를 금융감독원장에 임명했다. 검찰 출신을 필요하면 또 한다 한다. 인사는 만사이기에 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최근의 검찰 중심 인사를 비판하는 여론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등 겸허하게 국정을 수행하기를 바란다. 

필자 소개

정세용(seyong1528@naver.com)

- 서울이코노미뉴스 주필

- 전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

- 전 한겨레신문 정치부 기자, 정치부 차장

- 전 한겨레신문 사회부장, 논설위원

- 전 내일신문 편집국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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