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평균 가격이 L(리터)당 각각 2040원 선을 넘어선 상태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로 치솟은 데다 석유제품 수급의 불안정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유 가격은 날마다 최고가 기록을 쓰고 있으며 휘발유 가격도 조만간 역대 최고가를 넘어설 전망이다.
연초에 비해 경유 가격은 41.6%, 휘발유 가격은 26.1%나 상승했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휘발유 판매 가격은 직전일보다 5.15원 오른 2047.19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은 앞서 지난 3월 15일 약 9년 5개월 만에 2000원대에 진입했다.
이후 4월 들어 2000원 아래로 잠시 내려갔다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지난달 26일(2001.53원) 다시 2000원을 넘었다.
이런 추세라면 휘발유 가격은 조만간 역대 최고가인 2018년 4월 18일의 2062.55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전국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직전일보다 6.47원 오른 L당 2042.99원을 나타냈다.
경유 가격은 이미 지난달 12일 1953.29원을 기록하며 기존 최고가(2008년 7월 16일 1947.74원)를 넘어섰다.
이어 지난달 24일에는 2000.93원으로 사상 처음 2000원 선을 넘은 데 이어 매일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석유 제품 수급난의 영향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세계 각국의 제재가 이어지면서 수급의 불확실성은 더 커진 상황이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은 올해 1월 1일 각각 L당 1623.79원, 1442.42원이었다. 5개월여 만에 가격이 각각 420원, 600원 넘게 상승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1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했지만, 오름세를 잡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휘발유 가격은 이미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면서 "국제유가가 국내 유가에 보통 2∼3주의 간격을 두고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휘발유 가격도 조만간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