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어제는 지인 둘과 서울 서대문 안산자락길을 걸었다. 3년 전 오풍연구소 위원들과 꼭대기까지 한 번 올라간 뒤 두 번째로 안산을 찾았던 것. 안산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시내 한복판에 이런 산이 있다는 게 축복이다. 그리 높지는 않다.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다. 나무 종류도 많다. 메타세콰이어 나무도 볼 수 있다. 쭉쭉 뻗은 소나무도 이쁘다. 특히 둘레길을 잘 만들어 놓았다.
안산자락길은 누구나 걸을 수 있다. 이보다 더 산책로를 잘 만들어 놓을 수 없을 만큼 정비돼 있다. 이를 관리하는 서대문구청에 고마움을 전한다. 시민들의 쉼터로 최고다. 산책로 대부분은 나무 데크로 조성돼 있다. 흙길과 또 다른 맛이 있다. 따로 계단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면서 걸을 수 있다. 어제는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나온 꼬마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올라갔다. 안산자락길을 한 바퀴 돌고 오니 9.5km 가량 됐다. 주말 운동으로는 최고의 코스다. 적당히 땀도 났다. 화장실도 잘 갖춰져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안내 표지처럼 다음 화장실까지 거리도 표시해 놓았다. 모두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곳곳에 정자도 있고, 편히 쉴 수 있는 의자도 많다. 불편한 점은 하나도 없었다.
등산을 하거나 둘레길을 걸은 뒤 또 하나의 즐거움은 먹는 기쁨이다. 최고의 낙 아니겠는가. 산에 오르기 전 이동하면서 불광동 통나무집에 연락을 했다. 오리진흙구이를 부탁했다. 준비하는 데만 4~5시간 정도 걸려 미리 주문을 해야 먹을 수 있다. 통나무집은 대한민국 최고의 맛집이다. 특히 밑반찬이 좋다. 강춘옥 사장님의 손맛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
산에서 내려오니까 오후 1시 10분쯤 됐다. 통나무집에는 20분 후 도착했다. 강 사장님이 준비를 해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나라서 김치를 가장 맛 있게 담근다. 우리에게는 특별히 묵은 김치를 내놓았다. 게다가 호박잎과 막장도 별미였다. 통나무집의 음식이 별난 데는 나름 비법이 있다. 직접 담근 간장, 된장, 고추장만 쓴다. 한국 음식은 역시 장맛이다. 이들 장을 안 쓰는 음식이 없다시피 하다.
음식 뿐만이 아니다. 강 사장님의 호방한 웃음도 음식 맛을 더해준다. 정말 여장부다. 손도 크다. 나는 우스개 소리로 통나무집을 처가집이라고 한다. 거의 갈 때마다 강 사장님이 김치 등 음식을 싸준다. 겨울에는 따로 김장을 담가주기도 한다. 고맙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가까운 곳에 있다. 이번 주말도 둘레길을 가려고 한다. 행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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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