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물가 급등에 환율-무역수지 '비상'...살림살이 더 '팍팍'
먹거리 물가 급등에 환율-무역수지 '비상'...살림살이 더 '팍팍'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2.06.2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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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4인 가구 식비 월 100만원 넘어…4인 가구 식비 9.7%↑, 외식비 17.0%↑

13년 만에 원달러 환율 1300원 최고치까지 상승...당국 구두개입에도 환율 '고공행진'...高환율에 수입물가까지 상승

소비자물가에 전이..."식품 가격 오름세 앞으로 더 확대"...보험연구원 "최근 물가상승, 수입물가·생산자물가 상승 탓"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가파른 물가상승 속에서 올해 1분기에 4인 가족 식비가 두 자릿수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주요국 수출 제한 조치 등의 여파로 먹거리 물가가 급등한 탓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약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하면서 우리 경제 전방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압박이 거센 데다 환율까지 오르면서 무역수지 적자폭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연합뉴스의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4인 가구가 지출한 식비(식료품+식대)는 월평균 106만6천902원으로, 1년 전(97만2천286원)보다 9.7%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가계에서 장을 볼 때 지출하는 식료품·비주류 음료 구입비(58만773원)가 4.3% 증가했다. 식당 등에서 외식비로 지출하는 식대(48만6천129원)는 1년 새 17.0%나 뛰어오르며 더욱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최근 먹거리 물가를 중심으로 소비자물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1∼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8% 올랐는데, 특히 외식 물가가 6.1%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가격 상승에 따른 재료비 인상이 누적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 수요까지 늘어난 영향이다.

외식비 상승과 관련해 점심(런치)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결합한 '런치플레이션'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2분기(4∼6월) 들어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 올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5.4% 상승하며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부터 4%대에 진입한 데 이어 5월에는 200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5%대까지 치솟았다. 이 가운데 외식 물가는 7.4% 올라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2분기 가계 살림살이는 1분기보다도 더욱 팍팍해진 셈이다.

한국은행은 21일 발표한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주요 생산국의 수출 제한 등으로 국제 식량 가격의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특히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은 하방 경직성이 커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관련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 중 (식품 가격) 오름세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이 약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하면서,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처럼 이번에도 경제위기가 닥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위기라고 보는 쪽은 외국인 자본도 빠져나가는 만큼 위기는 위기라는 것이다.현재의 환율이 고물가와 실물경기 둔화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고, 한국 경제와 기업 신뢰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실물 경제의 둔화 조짐도 나타나, 지난 4월 생산·소비·투자는 2년 2개월 만에 동시에 감소했으며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두 달 연속 하락했다.

경제 불황 속에 물가가 올라가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 진행에 따른 실물 경기 악화와 금융시장 불안이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 경제와 기업의 신뢰도 등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세의 대부분이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보험연구원의 유성훈 선임연구위원과 전용식 선임연구위원은 26일 '소비자물가에 대한 거시변수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2006∼2022년 4월 소비자물가와 주요 거시경제 지표를 분석해 이 같은 특징을 도출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소비자물가에 대한 기여도 측면에서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의 기여도 부침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장기 추세는 기대 인플레이션에 의해 좌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특히 "코로나19 발생 기간 중 높아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75% 이상이 수입물가, 생산자물가 및 기대인플레이션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에 더해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물가를 낮추던 방향으로 작용하던 환율이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경기보다는 수입물가, 생산자물가, 기대인플레이션 및 환율 향배에 달려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공급망 차질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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