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물가 8.0%↑ 약 30년만에 최고…경유 50.7%·휘발유 31.4%↑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물가가 대책없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6%대로 치솟았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코로나19 이후 일상회복의 영향으로 에너지·원자재 가격과 외식 등 서비스 가격이 계속 오르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도 확대되면서 전월(5.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5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외환위기 당시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중심으로 수입비용이 증가했는데, 그때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9월 6개월간 2%대를 보이다가 같은 해 10월(3.2%) 3%대로 올라섰다. 이어 올해 3월(4.1%)과 4월(4.8%)에는 4%대, 5월(5.4%) 5%대를 기록하더니, 6월엔 6%대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물가상승은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가 견인했다.
두 품목의 기여도는 각각 3.24%포인트(p), 1.78%포인트다. 6.0% 물가 상승률 중 5.0%를 차지한다.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상승에 따른 재료비·연료비 증가가 공업제품 뿐아니라 개인서비스 물가도 끌어올리고 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수요 요인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여전히 대외적인 공급측면이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9.3% 올랐다. 경유(50.7%), 휘발유(31.4%), 등유(72.1%) 등 석유류(39.6%) 가격이 급등했다. 빵(9.2%)을 비롯한 가공식품(7.9%) 가격도 많이 올랐다.
농축수산물도 축산물(10.3%)과 채소류(6.0%)를 중심으로 4.8% 오르며 전월(4.2%)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가뭄과 곡물사료비 상승, 환율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 돼지고기(18.6%), 수입소고기(27.2%), 배추(35.5%), 수박(22.2%) 등의 상승률이 특히 높았다.
전기·가스·수도도 1년 전보다 9.6% 올랐다. 지난 4∼5월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된 영향이다. 이달 1일부터 적용된 전기·가스요금 추가인상분은 6월 물가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개인서비스는 외식(8.0%)과 외식외(4.2%)가 모두 올라 5.8% 상승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1992년 10월(8.8%) 이후 29년8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공공서비스는 0.7%, 집세는 1.9% 각각 올랐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2.7%, 1.0%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7.4% 올라 1998년 11월(10.4%) 이후 23년7개월만에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4%로 2009년 3월(4.5%) 이후 최고다.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 지수도 3.9%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