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캐슬’ 자녀만 명문대 가나?...교육개혁 시급하다
‘스카이캐슬’ 자녀만 명문대 가나?...교육개혁 시급하다
  • 정세용
  • 승인 2022.07.0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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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교육개혁 못하고 윤석열 정부도 출범초 허송세월

부정한 세습은 곤란, 실망은 어느 순간인가 분노로 변할 수 있어

[정세용 칼럼] 많은 국민을 주말에 텔레비전 앞에 앉게 한 드라마가 있다. 2018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JTBC가 방영한 ‘스카이캐슬’이다. 가장 높은 시청률은 25%에 육박했다. 비지상파 역대 최고기록이었다. 국민 4명중 1명이 이 드라마를 시청한 것이다.

주위의 권유에 나도 이 드라마 마지막 네 편을 본 기억이 난다. 이 드라마는 한국사회 상위 0.1%에 해당하는 최고상류층을 배경으로 대학입시 등 교육문제를 다뤘다. 이에 심하게 과장된 측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 시청을 권유한 여교수는 자기가 아는 상류층 사람들의 행태와 교육관을 리얼하게 그린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등장 인물의 말과 행동 등은 드라마 속 허구라고 하기에는 현실과 너무나 비슷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최근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조국 전 장관과 한동훈 장관 자녀 문제는 이 드라마와는 다른 유형이다. 하지만 이 두 사례는 국내외 유명대학에 자녀를 진학시켜야한다는 우리 시대 학부모의 마음을 잘 암시해주고 있다. ‘스카이캐슬’은 드라마이지만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으로 학자들과 언론인들이 참고할 만하다고 학자들은 지적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자녀를 한국최고의 대학에 진학시키려는 상류층사회 어머니와 아버지들이었다. 남편이 의사와 로스쿨교수인 이들은 ‘삼대째 의사’라는 욕심에 집착하며 부와 직업의 대물림을 위해 노력한다. 시청자들은 일명 코디네이터라고 불리는 여성의 비교육적 행태와 불법에도 관심을 표명하나 주인공 등의 부와 직업의 대물림을 위해 경주하는 각종 행태도 주목한다. 이 드라마는 한국 상류사회의 한 단면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한 학자는 진단했다.

‘스카이캐슬’은 풍자드라마이다. 이에 주인공들의 언어와 행동이 과장되게 전달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는 자녀교육에 자신의 인생을 거는 한국의 아버지 어머니들을 묘사했다. 소위 자녀가 일류대학이라는 스카이(SKY)에 들어가야 성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상류층들의 허위의식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한국사회 상류층이 아닐진데 이 드라마는 왜 이렇게 인기가 높았던 것인가. 일부 사회학자들은 평범한 인물들도 자신은 아니더라도 자녀가 출세해 상류층으로 올라가는 꿈을 꾼다고 말한다. 이에 상류층 사회를 동경하면서 이를 그린 드라마에 열중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다수의 일반 국민들은 자신은 상류사회에 진입하지 못할 것임을 깨닫고 상류층의 허위의식과 허상에 분노하면서 드라마에 탐닉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사실 3년여전 ‘스카이캐슬’이라는 드라마가 고발했듯 한국교육은 크게 변해야 한다. 과거 1960연대 1970연대까지만 해도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있듯이 교육의 사다리를 통해 계층의 수직상승이 가능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부잣집 자녀라야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말이 나도는 등 교육을 통한 상류층 이동이 거의 쉽지 않은 사회로 변했다. 서울의 다수 명문대학 인기학과에 합격하려면 ‘부모의 정보력과 조부모의 재력이 우선’이라는 말이 있다.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이 쉽지 않은 세상이라는 것을 다수 국민은 이해한다.

다수 국민은 가장 깨끗해야할 ‘교육이 썩었다’며 교육개혁을 원한다. 교육개혁을 통해 개천에서도 용이 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촛불항쟁을 통해 태어난 문재인 정부도 교육 기회의 평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문 정부 5년동안 교육개혁이 이뤄져 교육 기회가 평등해졌다고 믿는 국민은 없다.

과거 어떤 정부이든 출범시엔 입시위주 교육에서 탈피, 전인교육을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경쟁교육 대신 개성교육을 주창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초중고는 여전히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중간 교육기관이다. 초중고 학생에게 행복은 여전히 성적순이었던 것이다.

올 5월에 출범한 윤석열 정부도 연금 노동개혁과 함께 교육개혁을 3대 개혁과제로 강조했다. 교육개혁은 국민통합을 위해서도 꼭 해야만 할 과제다. 그러나 윤 정부 출범 두 달이 다가오지만 교육수장 공백 등으로 개혁의 적기인 출범 초를 허송세월했다. 

박순애 교육부총리가 4일 임명됐지만 국회 청문회도 거치지 않은 장관으로 강한 리더십으로 개혁을 진두지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만취음주 전력의 그가 과연 공정한 교육 풍토를 만드는 작업을 제대로 지휘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 국민들의 실망은 어느 순간인가 분노로 변할 수 있다.

일부 상류층은 ‘3대째 의사’ ‘3대째 법조인’이 최고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능력있는 자녀가 ‘3대째 의사’ ‘3대째 법조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성공적인 3대’는 축하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생명을 다루는 의사나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법조인의 경우 부정한 방법을 통한 ‘세습’은 곤란하다. 아니 모든 부분에서의 부정한 ‘세습’은 안된다. 특히 공적인 부분에서의 부정한 ‘세습’은 절대 곤란하다.

‘스카이캐슬’ 드라마를 보며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크게 반성해야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렇다. 이제부터라도 이 땅의 기성세대들은 아빠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해야 한다. 촛불정신에 따라 기회가 평등한 사회, 정당하게 경쟁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교육개혁도 이뤄져야 한다. 교육당국의 분발을 기대한다.

필자 소개

정세용(seyong1528@naver.com)

- 서울이코노미뉴스 주필

- 전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

- 전 한겨레신문 정치부 기자, 정치부 차장

- 전 한겨레신문 사회부장, 논설위원

- 전 내일신문 편집국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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