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세액공제'美법안…K배터리 喜 & 현대차 悲
'전기차 세액공제'美법안…K배터리 喜 & 현대차 悲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2.08.0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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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배터리는 세액공제 제외…북미 생산시설 늘린 K배터리 반사효과
미국서 전기차 현지생산해야 지원…현대차·기아 발등에 불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건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건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미국 상원이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를 위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을 의결한 가운데, 이중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 때문에 국내 산업계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 법안은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중국산 배터리와 핵심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를 제외하고, 미국 안에서 생산·조립된 전기차에만 세제지원을 한정하도록 했다.

미국 하원은 이 법안을 이번주 중 처리하고 법안의 서명 및 공포를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낼 예정이다.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중국 경쟁사를 견제하고 북미 시장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나타낸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미국내 생산을 의무화한 규정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다.

◇중국산 배터리 보조금 제외…미국 공략해온 'K배터리' 기대감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이 미국 사업확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한다.

이 법안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기 위해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대응에 3690억달러(약 479조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전기차 확대를 위한 세액공제 확대와 요건이 포함됐다. 전기차 구매자에게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가 부여되는데, 중국 등 우려국가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는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국인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내 안정적인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배터리의 경우 2023년까지 구성요소의 50% 이상을 미국에서 생산된 것을 쓰도록 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7년부터는 이 기준을 80%까지 끌어올리도록 했다.

핵심광물은 미국산 비율을 2023년까지 40%를 시작으로 매년 10%포인트씩 올려 2027년부터는 80%에 도달하도록 했다.

법안이 시행되면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CATL을 비롯한 중국산 배터리는 미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

반면 미국내 생산시설을 공격적으로 확장해온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보조금 지급에 따른 시장확대와 중국 경쟁사 견제로 반사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이후 북미에서만 200GWh(기가와트시) 이상의 대규모 배터리 생산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SK온과 삼성SDI도 각각 포드, 스텔란티스와 합작사를 세우며 미국내 생산기지를 짓고 있다.

하나증권 송전재 애널리스트는 "향후 전기차 업체들의 미국내 배터리 수요는 현지공급망을 구축중인 한국 배터리 업체들로 집중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 법안이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 핵심광물 사용까지도 전기차 세액공제 예외대상으로 두고 있는 만큼,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원소재 공급망 다변화 등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북미 전기차 시장확대로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경쟁사 견제효과도 있어 전체적으로 긍정적"이라며 "남은 법안 처리과정을 주시하며 배터리 원소재 공급망 다변화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면담자리에서 연설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면담자리에서 연설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만 세액공제…'정의선의 묘수는'

이 법안이 시행되면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는 자동차업체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 현대차와 기아는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를 전량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다른 전기차인 코나EV, GV60, 니로EV 등도 한국에서 만들어진다.

이 법안 시행으로 내년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되면, 내년 아이오닉6, EV9 등 신규 라인업을 투입해 미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계획은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아이오닉5와 EV6가 미국과 유럽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따라서 현대차와 기아가 2025년 완공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공장에 더해 기존 앨라배마공장, 조지아공장에 추가로 전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는 최근 전동화 생산라인이 구축된 앨라배마공장에서 오는 11월부터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다. 

기아는 현지 생산계획을 공개한 바 없지만, 내년부터 EV9을 조지아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을 앞당기지 않으면 시장선점 기회를 놓칠 수 있어 결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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