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물가전망치 '5.2%'…외환위기 후 최고치
원화대비 달러 환율이 13년만의 최악인 1340원 오르내려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세화 기자] 최악 무역적자, 고물가, 고환율. 66년만의 최대 무역적자가 현실화하고 올해 물가가 5%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달러 환율이 13년만의 최악인 1340원을 오르내리고 있는 등 우리 경제의 ‘3중고’ 현상이 국민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26일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4억2400만달러, 수입액은 436억4100만달러로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102억1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4월 이후 5개월째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무역수지는 지난 4월(-24억7600만달러)부터 5월(-16억달러), 6월(-24억8700만달러), 7월(-48억500만달러)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8월말까지 연속 무역적자가 현실화하면 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14년여 만에 처음 기록하게 된다.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54억7000만달러(34조610억원가량)로 같은 기간 기준으로 수출입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적자폭이다.
한국은행은 25일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4.5%에서 5.2%로 올려잡았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1998년 당시 연간 물가 전망치는 9.0%(1월 전망기준), 실적치는 7.5%였다. 이번 물가전망치는 한은이 1998년 4월 물가안정목표제를 시행한 이후 가장 높은 전망치기도 하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면서 물가상승률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상승하기도 했다.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향후 1년의 예상 물가 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이달(4.3%) 처음으로 꺾였지만 여전히 4%대를 웃돌고 있다.
한편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등으로 26일 오전 10시30분 현재 달러대비 원화 환율은 1334.10을 기록했다. 그러나 글로벌 달러 급등 현상으로 지난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7원 오른 달러당 134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3일의 환율 수준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4월 28일(1,356.80원) 이후 가장 높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통화 긴축 의지를 재강조하고 나선데다, 유럽의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며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는 등 영향으로 글로벌 달러화 가치가 급등한 영향을 받았다.
치솟은 환율 수준에 대한 대응하기 위해 외환당국이 23일 오후부터 구두개입에 나서 24일 이후 다소 진정됐지만 글로벌 달러화 강세에 따른 추세적 상승을 진정시키기는 어려워 앞으로도 1340선을 오르내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특히 오는 25∼27일 미국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참석하는 잭슨홀 회의가 예정돼 있어 이를 앞두고 환율 상승세를 꺾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잭슨홀 회의는 매년 8월 미국 캔자스시티 연은의 주최로 와이오밍주의 휴양지 잭슨홀에서 열리는 국제경제 심포지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