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정연주 기자] 2000년대 초반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름잡았던 소리바다가 결국 증시에서 퇴출된다. 상장폐지 가처분 기각으로 다음주 정리매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장기간 이어졌던 경영권 분쟁이 결국 상장폐지로 이어졌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소리바다에 대해 상장폐지에 따른 정리매매를 개시한다고 25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상장폐지 사유는 감사의견 거절로, 정리 매매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진행된다. 상장폐지일은 다음 달 7일이다.
당초 소리바다는 지난 6월 중순 상장폐지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소리바다는 상장폐지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정리매매 진행이 일단 보류됐다. 지난 25일 법원이 소리바다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두달 가량 미뤄졌던 정리매매 절차가 재개되는 것이다.
소리바다는 MZ 세대에게는 매우 익숙한 음원 사이트다. 지난 2000년 소리바다는 MP3 파일을 공유하는 P2P 서비스를 시작했다. 음원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지만 음반 제작자들로부터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결국 소리바다는 2004년부터 일부 유료화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지만 법적 분쟁이 계속됐다. 그 와중에 멜론, 지니 등 통신사 기반 음원 사이트들이 사업을 확장하면서 설자리를 잃었다.
2015년 창업자였던 양정환, 양일환 형제가 지분을 매각하고 회사를 떠나면서 소리바다의 사업 기반은 더욱 흔들렸다. 지난 2012년 7% 정도였던 시장 점유율은 현재 1%에도 못 미치는 상태다. 소리바다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실시간 인기 차트 1위부터 10위까지가 모두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곡이다. 저작권료 지급 문제로 음원 수급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21억원에 그쳤다. 10년 전인 지난 2012년 반기 매출액 119억원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연간 기준으로 5년 연속 적자가 났고 올 상반기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4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소리바다는 현재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소리바다의 상폐가 확정되면서 상당한 투자자 손실이 예상된다. 소리바다는 2020년 사업보고서가 나온 지난 2021년 5월 17일부터 거래정지 상태였다.
지난 6월말 기준 소리바다의 소액주주는 2만1036명이며 이들 지분 55.26%를 보유하고 있다.이에 따라 소액주주 2만명이 고스란히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