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전세계약 직후 대출·매매 금지…체납세금 등 공개해야
집주인, 전세계약 직후 대출·매매 금지…체납세금 등 공개해야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2.09.0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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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전세사기 대책 발표…피해자에게 저리 대출, 임시거처 등 지원
서울의 한 주택가./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앞으로 전세 계약 체결 직후 집주인은 해당 주택을 팔거나 근저당권을 설정하지 못한다. 

전세계약을 맺기 전 집주인은 임차인에게 보증금보다 우선 변제되는 체납 세금이나 대출금 등이 있는지를 공개해야 한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전세 사기를 막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조치들이다.

전세사기 피해자에게는 1억6000만원까지 저리로 긴급대출을 해 주고, 6개월까지 시세의 30% 수준에서 거주할 수 있는 임시거처를 제공한다.

국토교통부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전세사기 피해 방지 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7월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보고된 '주거 분야 민생 안정 방안'의 후속 조치다.

원 장관은 브리핑에서 "전세사기를 확실히 뿌리 뽑기 위해 피해를 미리 예방하고, 부득이하게 발생한 피해는 신속히 구제하는 한편, 범죄자는 일벌백계한다는 원칙하에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에 '임차인의 대항력 효력이 발생할 때까지 임대인은 매매나 근저당권 설정 등을 하지 않는다'는 특약을 명시하도록 했다. 전세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임차인의 대항력을 강화한 것이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도 그 효력은 당일이 아닌 '그 다음 날 0시'부터 발생토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세 계약 직후 집주인이 주택을 매도하거나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고 저당권을 설정하면 임차인의 보증금이 후순위로 밀려 보증금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

아울러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시 임대차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확인하도록 하고,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들어오면 전세보증금을 감안하도록 협의하기로 했다.

임대인에게는 전세계약 전에 임차인에게 세금 체납 사실이나 선순위 보증금 규모 등의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토록 했다. 전세계약 후에는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가 없어도 임대인의 미납세금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담보 설정 순위와 관계없이 임차인 보증금 중 일정 금액을 우선 변제하는 '최우선 변제금액'은 상향 조정하기로 하고 연내 관련법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재 최우선 변제금액은 서울이 5000만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은 4300만원, 광역시는 2300만원, 그 밖의 지역은 2000만원으로 각각 설정돼 있다.

‘깡통전세 악용’ 빌라 공시가 150→140%…'자가진단 안심전세 앱' 출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세사기 피해 방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보험 가입 시 연립·다세대·도시형생활주택 등에 적용되는 주택가격은 현재 공시가격의 150%에서 140%로 낮추기로 했다.

HUG는 신축 빌라 등은 시세 산정이 어려워 공시가격의 150%를 집값으로 인정해주고 있는데, 이 때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 높은 경우가 발생해 '깡통전세'를 악용한 전세 사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전세 사기 피해자에 대한 지원은 강화된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에게는 주택도시기금에서 1억6000만원까지 연 1%대 저리로 긴급자금 대출을 지원한다.

자금이나 거주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에게는 HUG가 관리하는 임대주택 등을 최장 6개월까지 시세의 30% 이하로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아파트·연립·다세대 등의 전세가율을 실거래가 기준으로 전국 시·군·구, 수도권 읍·면·동 단위로 공개한다. 지금까지는 아파트만 시·군·구 단위로 공개했고, 전세 피해 우려가 큰 연립·다세대의 경우 시·도 단위만 공개했다. 

보증사고 현황 및 경매낙찰 현황도 오는 15일부터 시·군·구 단위로 처음 공개한다.

또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해 서울·경기·충청 등 3곳에 '전세피해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변호사, 법무사 등을 상주시켜 전세 관련 상담과 피해구제 및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부동산 거래 경험이 적은 2030세대 등을 위해 내년 1월까지 '자가진단 안심전세 앱'을 출시하고, 임차인 '핵심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배포하기로 했다.

전세사기 의심 매물 신고 포상제도도 도입, 공인중개사 등이 전세사기 의심 매물 등을 지자체에 신고하면 소정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전세사기범에 대한 처벌은 강화한다. 전세사기 가해자에게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불허하고, 기존 사업자의 경우 등록 말소를 추진한다.

원 장관은 "청년층이나 서민에게 전세자금은 전 재산이나 다름없다"면서 "더는 전세사기 범죄로 가정이 망가지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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