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충격' 환율 1,390원 돌파…"FOMC 앞두고 1,400원"
'美 물가충격' 환율 1,390원 돌파…"FOMC 앞두고 1,400원"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2.09.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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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0.9원 마감,13년 5개월만에 최고. 연말엔 1,430~1,450원.
코스피 2,411.42, 1.56% 하락..."FOMC 전까지 변동장세 예상"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마감 게시판.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미국 소비자물가 충격과 긴축 공포감이 또다시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14일 원/달러 환율은 13년5개월여 만에 1,390원대를 돌파했다. 장중 1,395원대까지 치솟으며 1,400원대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7.3원 오른 달러당 1,390.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9.4원 급등해 1,393.0원에 출발한 뒤 오전 9시37분 1,395.5원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높였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종가 기준 2009년 3월30일(종가 기준 1,391.5원) 이후 최고치다.

이날 코스피는 2,411.42로 전날보다 1.56% 하락했다. 지수는 개장 초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공세로 2,381.50까지 내려갔으나, 개인투자자의 매수에 힘입어 낙폭을 줄였다.

전문가들은 물가상승 정점 통과와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당분간 하락장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의 달러화

◇연말에는 1,450원까지 치솟을 가능성

이날 환율이 급등한 것은 전날(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달러가 급등한 때문이다.

8월 CPI는 전년 동월대비 8.3% 올랐다. 전월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8.0%보다 높았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7월(전년 동월대비 5.9%, 전월대비 0.3%)보다 상승 폭을 늘린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전년 동월대비 6.0%, 전월대비 0.3%)를 크게 웃돌았다.

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도 급부상했다.

다만 급등한 달러는 오후 들어 아시아장에서 소폭 조정을 받는 흐름을 보여 추가적인 레벨 상승은 제한됐다.

8월 CPI 발표이후 110선까지 올랐던 달러 인덱스(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가 109선으로 내렸고,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38분 1,389.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위안화와 엔화도 진정세를 보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환율이 장 초반 1,395원선까지 치솟았으나, 상단이 막히자 내림세를 보였다"면서 "위안화와 엔화가 급등세를 되돌리는 등 대외적 영향이 작용하고,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출회하면서 추가적인 상승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환당국의 실개입 추정물량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FOMC를 앞두고 환율이 1,400원선을 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연말에는 1,450원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미국 물가충격이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달러강세를 유발할 것"이라며 "초단기적으로 9월 FOMC까지 1,400원대를 터치할 가능성은 열어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연준이 연말 이후로도 매파적 성향을 나타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시장 분위기로는 9월 FOMC에 따라 1,430∼1,450원 터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밝혔다.

김 연구원은 "연준이 FOMC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외환시장에서 추가적인 상승요인으로 소화할 수 있다"며 "롱(달러 매수) 심리가 지금과 같은 가열세를 보인다면 연말까지 1,450원 도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환율이 1,400원에 근접한 시점에서 당국이 어떤 스탠스를 보이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일정수준 이상의 수입물가 상승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면 추가상승 여력이 꺾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67.85원이다.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965.86원)에서 1.99원 올랐다.

◇코스피,내년 1분기 2,100 밑돌 가능성도

이날 증시 하락은 미국 물가오름폭이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식었기 때문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금융시장 전반이 미국 물가가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는 전제하에서 반등했으나, 이제 모든 가정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에너지를 제외하고 모든 항목이 다 오른 점을 고려할 때, 물가 고공행진이 상당히 구조적이고 지속적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로대로라면 내년 중반에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4%를 웃돌 것"이라며 "연준의 긴축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한 과도한 불안을 재생산할 수 있다는 점, 통화정책의 시차, 핵심물가의 하방경직성에 대한 연준의 사전적인 이해도 등을 고려할 때 이달 FOMC에서 1.0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미 물가에 따른 시장충격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코스피가 조만간 연저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코스피는 지난 7월4일 2,276.63까지 떨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관건은 미국의 향후 금리인상 강도와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다음 주 FOMC 결과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FOMC 이전까지 불확실성이 지속된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이후에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견해가 이어지면 코스피가 연저점까지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가장 빨라 달러가 초강세에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4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정 팀장은 "이달 FOMC 전까지 매우 불편한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며 "하락은 오늘, 내일 정도면 모두 반영돼 코스피 2,370선까지 생각할 수 있으나 문제는 상방이 제약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물가급등에 따른 하락장세가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2,100을 밑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2,370∼2,380을 지키는 게 중요하지만, 긴축과 경기불안이라는 이중고에 FOMC 이후에도 추세 반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팀장은 "증시는 중장기적으로 내년 1분기까지 하락추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는 2,100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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