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할 전망이다.
대우조선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26일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MOU 체결에 따라 한화그룹은 앞으로 대우조선이 실시하는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49.3%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원) 등이다.
산은은 한화그룹과 투자합의서를 체결했지만, 한화그룹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의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른바 스토킹호스 절차에 따라 대우조선 지분 경쟁 입찰을 진행한다.
스토킹호스 매각은 사전에 인수예정자를 미리 정해놓고 매각작업을 진행하되, 경쟁 입찰이 무산되면 인수예정자에게 우선 매수권을 주는 방식을 일컫는다.
산은은 "최종 투자자는 후속 입찰참여자의 입찰 조건과 한화그룹의 우선권 행사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화그룹과 논의 결과 대우조선이 한화그룹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경쟁 입찰을 통해 최종 투자자를 결정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본건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우조선은 본 건 투자 유치를 통해 2조원의 자본 확충으로 향후 부족자금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2008년 6조원에 이르던 몸값이 최근 2조원까지 떨어진 점이 이유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2008년에도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했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매각입찰에 참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기업가치는 6조원이었던 것이다.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의 새주인으로 한화를 낙점한 배경에는 잠수함 등 방산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최근 사업재편을 통해 방산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워크아웃(재무개선작업) 졸업 이후 21년 만에 새 주인을 만나게 된다.
다만 2조원대의 매각 금액과 관련해서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간 대우조선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4조원 이상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자금만 2조6000억원이다.
지난해 9월 기준 대우조선 지배구조는 산업은행이 55.68% 지분으로 최대주주이며, 하나은행이 8.40%, 국민연금이 5.0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