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5%p↑, 10년 만에 3%로…“11월 추가 인상"
한은, 기준금리 0.5%p↑, 10년 만에 3%로…“11월 추가 인상"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2.10.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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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 2번 포함, 올 들어 5연속 인상 …1년2개월 새 2.50%p 상승
이창용 총재, “추가인상폭 유동적…다수 금통위원 정점 3.5% 전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지난 7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를 열었다. 

물가 오름세와 환율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올 들어 4·5·7·8월에 이은 다섯 번째 연속 인상으로 한은 역사상 최초다.

금통위는 ‘빅 스텝’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인해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과 외환 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정책 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11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한은이 당분간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 전망으로는 내년 1분기까지 5%를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할 것”이라면서 “물가 상승률이 5%대라면 원인이 수요 측이든 공급 측이든 금리인상 기조를 가져 가겠다”고 말했다.

11월 금리인상 폭에 대해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25bp와 50bp 사이에서 많은 논의를 해서 50bp를 결정했다”면서 “금통위원들은 인상 기조는 이어가되 여러 요인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특히 다음 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결정을 할지에 따라 전 세계 경제 상황이 변화될 것인 만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정점이 3.5% 수준이 될 것으로 보는 시장 예상에 대해서는 “다수의 금통위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3.5%를 딱 찍어서 인상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위원들이 3.5% 수준 정도로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코로나 사태 방어를 위해 2020년 3월 16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를 인하했다. 이후 1년3개월 동안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작년 8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8월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금리를 연 2.5%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 7월에는 1950년 한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빅 스텝을 밟았으며, 이날 역대 두번째 빅 스텝을 선택했다.

한국은행 제공

금통위가 이날 역대 두 번째 빅 스텝에 나선 것은 물가 오름세가 뚜렷하게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108.93)는 작년 같은 달보다 5.6% 올랐다. 상승률은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지만, 5%대 중반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향후 1년 물가 상승률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9월 4.2%로 2개월째 내림세지만, 7월 역대 최고 기록(4.7%) 이후 석 달 연속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률이 가을에 정점을 지나더라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빅 스텝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이에 따른 환율·물가의 추가 상승 위험도 빅 스텝의 주요 배경이다.

빅 스텝 전까지 한국(2.50%)과 미국(3.00∼3.25%)의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는 최대 0.75%포인트였다.

한미 금리 격차로 환율이 더 뛰면 인플레이션 국면도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면서,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0.00∼0.25%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다음 달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 차이는 0.75∼1.00%포인트로 다시 벌어질 전망이다.

한은이 빅 스텝을 선택한 또다른 이유는 원화 가치 방어를 위해서다. 원·달러 환율은 9월말부터 1400원대로 올라서며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환율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2원 내린 1430원에 개장했다.

이 총재, “물가상승률 5%대면 잡는 게 우선…금리인상 기조 유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이 총재는 ‘빅 스텝’  단행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부동산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빚을 낸 많은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로 봐서는 안정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빚을 낸 많은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 “지난 2∼3년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가고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이 금융불안의 큰 원인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5% 이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이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소득이 1∼2% 더해져도 물가 상승률이 4∼5%가 되면 실질소득이 감소한다”면서 “거시적으로는 물가를 잡는 게 우선이고, 이후 성장정책 등으로 전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빅 스텝이 우리 경제 성장률을 0.1% 포인트 낮추고, 가계와 기업을 합해 이자 부담은 12조 2000억원 정도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 250bp(2.50% 포인트, 1bp=0.01% 포인트) 인상이 물가 상승률을 1% 포인트 이상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총재는 지난 9월 이후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이 빅 스텝의 주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원화의 급격한 절하는 수입 물가를 올려서 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는 속도를 상당 부분 지연시킬 위험이 늘어나서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국내 금리 수준이 올라가고 원‧달러 환율도 높은 수준에 있는 만큼 해외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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