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카카오와 네이버 서비스 장애 사태와 관련해 "책임 있고 신속한 서비스 복구를 하도록 정부 부처도 노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전날 오후부터 시작된 카카오톡 '먹통' 사태는 이날도 지속됐다. 카카오 택시, 카카오 내비 등 서비스도 접속 장애가 이어진 가운데 다음 뉴스 서비스는 이날 복구가 완료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카카오, 네이버 등의 디지털 부가 서비스 중단으로 국민께서 겪고 계신 불편과 피해에 대해 매우 무겁게 느끼고 있다"면서 이 같이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정확한 원인 파악은 물론, 트윈 데이터센터 설치(이원화) 등을 포함한 사고 예방 방안과 사고 발생 시 보고·조치 제도 마련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장 중심의 상황실을 장관 주재로 격상해 지휘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은혜 수석은 윤 대통령이 전날 이종호 과기부 장관에게 신속한 대응을 지시한 데 이어 이날 추가로 장관 주재 현장 회의를 주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카카오 등은 사실상 기간 사업자인데 그만큼의 책임을 다하지 않아 국민 불편이 방치된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일정 시간이 지났는데도 카카오가 대응을 못하며 국민 불편이 가중되자, 이제는 정부부처가 강도를 높여 챙겨보라고 지시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택시, 카카오 내비 등도 접속 장애…다음 뉴스 서비스 일부 복구

한편 전날 오후 3시 30분쯤부터 시작된 카카오톡 등 다수 카카오 서비스는 이날까지 이어졌다.

사태는 카카오가 입주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불이 나 서버 서비스 전원이 차단되면서 시작됐다. 

함께 입주한 네이버에도 일부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부분 복구됐다. 

카카오 측은 이날 0시 무렵 다음 뉴스 서비스 일부가 복구됐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카카오 측은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 명의로 발표한 사과 메시지를 통해 "최대한 빠르게 서비스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사건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대한의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데이터를 국내 여러 데이터센터에 분할 백업하고 있고 외부 상황에 따른 장애 대응을 위해 이원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면서 "다만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 곳 전체가 영향을 받은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예상보다 정상화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카카오, "데이터 손실 가능성 전혀 없어“…SK C&C, ”화재는 극단적 상황“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을 비롯, SK C&C, 카카오, 네이버클라우드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사태 대응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카카오는 간담회에서 화재가 발생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의 메인 서버를 복구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은 "데이터센터의 큰 화재로 인해 서버들이 대량 유실됐다"면서 "3만2000대의 서버가 있는데 전체 전원 공급이 차단된 상태여서 이중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서버를 증설해서 트래픽을 전환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부사장은 "현재 1만2000대 정도 복구된 상황"이라며 "오후에 전원이 공급되면 추가적으로 서버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양 부사장은 데이터 손실 가능성에 대해 "시스템이 이중화돼 있어서 데이터 손실에 대한 우려는 0%다"라고 말했다.

SK C&C 측은 화재 발생 이후 자체 매뉴얼에 따라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김완종 SK C&C 클라우드 부문장은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경보 단계에 따라 자체 소화기를 작동하는 등 메뉴얼에 따라 신고했다"면서 "초기 대응에도 소방 시설은 정확히 작동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자체적으로 전원 공급 장치가 존재하지만 (이번 화재는) 불이 날 수 있는 상황까지도 가정하는 극단적인 상황"이라면서 “화재 진압에 물이 사용됐기 때문에 전원 공급을 차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