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무게중심 이동하며 디지털 대응도 쉽지 않아
전통시장은 시설 노후화와 주차 문제 등도 겪고 있어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세화 기자] 전통시장이 14년새 200여개가 사라지는 등 골목상권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 편의점 등이 그 역할을 대체하면서 동네슈퍼와 전통시장의 판매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전국 전통시장 수는 1401개로 14년 전인 2006년(1610개)보다 209개(13.0%) 줄었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에 경북이 191개에서 138개로 53개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전남은 123개에서 90개로 30개 줄었다. 부산(-23개), 충남(-20개), 경남(-18개). 서울(-17개), 경기(-15개) 등도 많이 감소했다.
점포 수도 2만개 가까이 줄었다. 2006년 22만5725개에서 2020년 20만7145개로 1만8580개(8.2%) 줄었다. 전통시장 한 곳당 일평균 매출액은 같은 기간에 5787만원에서 5732만원으로 1.0% 감소했다.
동네 슈퍼마켓과 전문소매점 등도 부진했다. 통계청의 소매판매액을 보면 올해 1~9월 전문소매점의 소매판매액은 100조3000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있는 첫해인 2015년 1~9월보다 오히려 1.5%(1조5000억원) 줄었다. 슈퍼마켓·잡화점 소매판매액도 33조원에서 34조6000억원으로 7년간 증가폭이 5.0%에 그쳤다.
이처럼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등 골목상권이 그간 부진을 보인 것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이 세력을 확장하며 그 역할을 점차 대신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백화점의 소매판매액은 2015년 1~9월 20조6000억원에서 올해 1~9월 27조6000억원으로 34.1% 뛰었고 편의점은 12조1000억원에서 23조2000억원으로 92.7% 늘어 거의 두 배가 됐다.
전통시장은 시설 노후화와 주차 문제 등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전통시장의 시설 현대화 사업이 추진돼 전통시장 중 고객주차장을 갖춘 비율이 2006년 36.2%에서 2020년 82.8%로 대폭 높아져 주차 시설은 갖춰졌지만, 주차 공간 협소는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온라인으로 무게중심이 점차 이동하는 유통 구조 속에서 골목상권의 디지털 대응도 쉽지 않아 보인다.
쿠팡, 마켓컬리 등의 당일배송·새벽배송 서비스로 인해 디지털 서비스에 상대적으로 약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쉬운 구조가 돼 가고 있다. 온라인으로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한 전통시장들이 있긴 하지만 아직은 크게 활성화되진 않았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배달의민족의 배달 전용 마트인 B마트로 소상공인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터넷쇼핑과 TV홈쇼핑, 배달 등 무점포소매의 소매판매액은 2015년 1~9월 33조9000억원에서 올해 1~9월 87조2000억원으로 157.4%나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