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돌입…정부, 초유의 운송개시명령 발동 경고
화물연대 총파업 돌입…정부, 초유의 운송개시명령 발동 경고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2.11.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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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임제 영구화 등 요구…물류거점에서 화물차로 진출입 막아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 본격화…정부, “불법행위 관용 없이 대응”
24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24일 0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6월 8일 동안의 총파업 이후 5개월 만이다.

올 연말이 시한인 안전운임제 영구화와 적용 대상 확대가 핵심 요구 사항이다.

정부는 "불법 행위에 관용 없이 엄정 대응하겠다"는 강경 입장이다. 특히 지금까지 활용한 적이 없는 운송개시명령도 발동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명령을 거부하면 화물운송업 면허취소와 같은 처벌이 가능하다.

전날부터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와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가 전면 파업에 돌입하는 등 민주노총 차원에서 대(對)정부 총파업·총력투쟁이 본격화한 상황이어서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5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조와 학교 비정규직 노조, 30일에는 서울교통공사 노조, 다음 달 2일에는 전국철도노조 파업이 예고돼 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전국 16개 지역본부별로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각 지역본부가 출정식을 연 장소에는 운송을 멈춘 화물차가 대열을 이룬 채 늘어섰다.

수도권 물류 거점인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조합원 1000여명이, 광양항국제터미널에는 조합원 2000여명이 모여 대형 화물차량을 입구에 도열시키고 물류 진·출입을 막아섰다.

당진 현대제철 앞 1000명, 군산항 1000명, 부산신항 800명 등 2만2000명으로 추정되는 화물연대 조합원 중 43%(9600명)가 총파업 출정식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출정식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은 없었다.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24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화물차들이 멈춰 서있다./연합뉴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를 영구화하고 ▲적용 차종과 품목을 기존 컨테이너·시멘트 외에도 철강재, 자동차, 위험물, 사료·곡물, 택배 지·간선 등 5개 품목으로 확대하고 ▲안전운임제 개악안을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가 과로·과속·과적 운행을 할 필요가 없도록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이를 어기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매기는 제도다. 2020년 시멘트와 컨테이너 화물에만 일몰제로 한시 도입돼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화물연대는 지난 6월에도 일몰 폐지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정부·여당은 파업 예정일을 이틀 앞둔 지난 22일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을 3년 연장하겠다고 했지만 적용 대상 확대는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화물연대는 이를 '반쪽짜리 가짜 연장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23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군 관계자들이 국토교통부 비상수송차량에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안전 문제가 부각되지 않은 업종까지 안전운임제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안전운임을 명목으로 임금을 올리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불법적 운송거부나 운송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일체의 관용 없이 모든 조치를 강구하여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원희룡 장관은 "화물연대의 이번 운송거부는 국회에서 입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 것으로 6월과 상황이 전혀 다르다"면서 "심각하게 이어지면 운송개시명령까지도 발동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 장관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집단으로 화물운송을 거부해 국가 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경우 화물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업무 개시를 명령할 수 있다. 명령을 거부하면 화물운송업 면허취소를 할 수 있다.

화물연대는 화물운송 개인 차주들이 만든 단체다. 육로를 통한 화물 운송을 담당하는 이들은 대부분 개인 사업자로 분류되는 특수고용직이다.

정부는 화물연대 구성원들이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이고, 화물연대는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기에 노동법이 보장하는 '파업'이 아닌 '집단운송거부'로 규정하고 있다.

화물연대 조합원은 2만5000여명으로 전체 화물차 기사의 6%가량이다.

그러나 컨테이너 등의 특수 대형 화물차 기사 1만여명이 화물연대 소속이기 때문에 물류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당일 운송이 중요한 철강업계와 시멘트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자동차·건설 업계가 타격을 받고, 선박에 수출물량을 선적하는 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부는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운용하며 국방부가 보유한 군 위탁 컨테이너 차량 등 관용·군용 차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물류 수송에 참여하는 화물 기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10t 이상 사업용 견인형 특수차와 자가용 유상운송 허가 차량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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