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기아가 유럽시장 진출 45주년을 맞은 올해 역대 최다 판매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준중형 해치백 씨드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스포티지가 일등공신이다. 두 현지 맞춤형 상품을 내세워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덕분이다.
16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와 현대차그룹 IR자료에 따르면 기아는 올 1∼11월 유럽시장에서 지난해 동기대비 8.2% 증가한 50만9193대를 판매했다. 같은 그룹사인 현대차의 47만7667대보다 많은 판매량이다.
직전 연간 최다 판매였던 2019년 50만2841대를 넘어섰다. 12월 판매량을 제외하더라도 기아는 올해 유럽시장에서 연간 최다 판매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유럽시장 점유율도 역대 최고를 찍을 전망이다.
올해 1∼11월 기아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5.0%로, 지난해 연간 점유율인 4.3%를 크게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점유율은 4.7%였다.
기아는 1977년 유럽 진출후 2006년 슬로바키아 현지공장을 준공해 주력모델인 씨드와 스포티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씨드와 스포티지가 유럽 시장에서 기아의 선전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 시장에서는 뒷좌석과 트렁크가 이어진 해치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좁은 길로 다닐 수 있는 소형이나 준중형 승용차가 선호되는데, 기아가 이러한 시장특성을 정확히 공략한 셈이다.
씨드는 올해 1∼11월 12만8754대가 팔려 이러한 판매추세가 이어질 경우, 지난해의 역대 최대 판매량(13만4908대)을 넘을 게 확실하다.
같은 기간 13만2115대가 팔린 스포티지도 2016년 판매(13만8734대)을 넘어 역대 최다 판매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도 기아의 유럽시장 선전에 힘을 보탰다. 친환경차는 올해 누적판매량이 10만566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증가했다.
EV6와 니로EV, 쏘울EV 등의 전기차도 19.1% 증가한 6만6363대가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북미시장 고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유럽시장의 선전은 기아를 비롯한 현대차그룹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