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급등하는데 이자는 찔끔…(-)실질금리 3년째 이어질듯
물가는 급등하는데 이자는 찔끔…(-)실질금리 3년째 이어질듯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3.02.0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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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2년째 물가상승률 > 수신금리…사상 처음
공공요금 인상 등에 올해도 인플레 지속우려…금리는 하락세
사라진 연 5%대 금리 정기예금
사라진 연 5%대 금리 정기예금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재작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은행 실질금리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은행에 예금을 맡겨봐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셈이다.

올들어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도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를 지속할지 관심거리다.

6일 한국은행 및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 금리)는 연 2.77%로 나타났다. 이같은 저축성 수신금리는 2012년(3.43%)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예금은행 저축성 수신금리는 정기 예·적금 금리로, 실질금리를 구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 명목금리 중 하나다.

이런 저축성 수신금리 상승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랠리 때문이다. 한은은 2021년 8월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그뒤로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약 1년5개월 사이 모두 열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 때문에 0.50%였던 기준금리는 3.50%로 3.00%포인트나 높아졌다.

문제는 저축성 수신금리보다 물가가 더 크게 뛰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5.1% 상승했다. 물가상승폭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컸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저축성 수신금리(2.77%)에서 물가상승률(5.1%)을 뺀 실질금리는 -2.33%로 집계됐다. 은행에 예·적금을 새로 들었다면 물가상승분 만큼도 이자를 받지 못해 실질적으로 손해를 본 것이다.

실질금리는 사상 처음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마이너스폭 역시 역대 최대였다.

가중평균금리 자료가 작성된 1996년 이래 이런 방식으로 계산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해는 2011년(-0.31%)과 2017년(-0.34%), 2021년(-1.42%), 2022년(-2.33%) 등 네차례뿐이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던 1990년대 중반에는 예금은행 저축성 수신금리가 10%대에 달해 물가상승분을 제외하고도 예·적금을 들면 5∼6%대 실질금리를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저금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실질금리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0년대 들어서는 2012년 1.23%, 2013년 1.43%, 2014년 1.13%, 2015년 1.04% 등 1%대에 이어 2016년 0.48%, 2017년 -0.34%까지 추락했다.

이후에도 2018년 0.37%, 2019년 1.35%, 2020년 0.55% 등으로 1% 전후를 기록하다가 물가상승이 시작된 2021년과 지난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로 전달(5.0%)에 비해 상승폭이 오히려 확대되면서 9개월째 5% 이상을 기록했다.

한은은 2월에도 물가상승률이 5%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향후 물가경로상 불확실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당시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슝률을 3.6%로 제시했는데, 이달 내놓을 수정 경제전망에서 이를 상향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플레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수신금리는 금융당국의 인상자제 권고와 은행채 발행재개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예금은행 저축성 수신금리는 지난해 11월 4.29%까지 상승했다가 12월 4.22%로 떨어지면서 11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종점에 이른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는 만큼, 수신금리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실질금리가 사상 첫 3년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면서, 퇴직자 등 은행 이자를 받아 생활하는 이들의 형편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그래픽] 실질금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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