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3개국에 긍정 영향,비슷한 조치로 승인 전망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영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3개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만 남겨놓아, 그만큼 합병 최종 승인에 성큼 다가섰다.
CMA는 대한항공이 합병이후 시장경쟁성 제한을 완화하기 위해 제안한 시정조치안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당초 이달 23일까지 심사를 한다고 발표했지만, 예정보다 빨리 승인 결정을 내렸다.
대한항공은 앞서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의 인천~런던노선 신규취항을 제안했다. CMA는 대한항공이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의 최대 주 7개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버진애틀랜틱에 제공하도록 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히스로공항의 주 10개, 아시아나항공은 7개 슬롯을 보유중이다. 따라서, 합병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슬롯을 모두 버진애틀랜틱에 넘겨주라는 것이다.
버진애틀랜틱이 인천~런던노선 운항을 포기하거나 최소 기간 운항하지 않을 경우, 국내 항공사를 포함한 모든 항공사에 슬롯 취득기회가 돌아간다.
대한항공은 영국의 승인 결정이 현재 진행중인 미국, EU, 일본 심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결합을 심사중인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추가검토가 필요하다며 심사기간을 연장한 바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1단계(예비) 심사를 마치고 2단계 심사에 착수했다. EU는 오는 7월5일 기업결합 승인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경쟁당국과 사전협의 절차가 진행중이며, 대한항공은 사전협의가 완료되는대로 정식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미국과 EU 경쟁당국도 독과점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시정조치안을 요구함에 따라, 미국·유럽 국적항공사 등과 신규취항·증편을 협의중이다.
영국 시장과 마찬가지로 유럽과 미국에서도 외항사에 주요공항과 인천국제공항 슬롯을 넘겨줘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의 합병으로 인해 국적항공사의 운항횟수가 줄어들면서 국가 항공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2021년 1월 14개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영국을 포함해 11개국이 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나머지 3개 경쟁당국과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조속한 시일내 인수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