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중국 정부가 일본의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강화 방침에 대한 보복 조치로 전기차 등의 핵심 부품인 ‘희토류 자석’ 제조 기술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일본은 오는 7월부터 중국에 첨단 반도체 장비 23종의 수출을 규제하기로 발표했고, 이에 대해 중국은 지난 4일 “중국에 해를 가한 행위”라고 비난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었다.
미국이 우리나라, 일본, 네덜란드, 대만 등을 포함하는 반도체 공급망의 확립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이 점유율 90%인 희토류 자석의 공급망을 무기로 대항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5일 중국 정부가 전기차와 풍력발전용 모터 등에 필수적인 고성능 희토류 자석 제조 기술에 대해 ‘국가 안전’을 이유로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제조업 등 산업 기술의 수출 규제 관련 목록인 ‘중국 수출금지·수출제한 기술목록’의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 이런 목록의 개정안을 발표했다.
희토류를 이용한 고성능 자석인 ‘네오디뮴’과 ‘사마륨코발트’ 등을 추가하고 관련 제조기술의 수출 금지를 새롭게 포함시켰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은 지난 1월말 종료했으며, 연내 개정안이 시행될 전망이다.
희토류 자석은 전력과 자력을 이용해 회전을 일으키는 모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전기차를 비롯해 무기와 항공기, 로봇 등 산업기기, 휴대전화, 에어컨 등에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자석 시장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네오디뮴 자석에 대한 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84%, 일본이 15% 수준이다. 사마륨코발트 자석은 중국의 점유율이 90% 이상이고 일본이 10% 이하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저비용 자석을 대규모로 생산하기 위한 설비투자를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일본의 점유율이 더 축소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이 희토류 자석에 대한 제조기술 수출을 금지하면 자석 제조업체가 없는 미국·유럽은 신규 진입이 어려워지고 앞으로도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