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미국 금융감독 당국이 암호화폐 업계를 겨냥해 칼을 뽑아 들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6일(현지시간) 오전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 미국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를 증권법 위반으로 제소했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가 미등록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이유다.
전날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창업자인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제소한 지 하루 만이다.
이날 코인베이스 주가는 12% 하락했다. 암호화폐 정보 제공업체 난센에 따르면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에서는 1조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SEC는 소장에서 코인베이스가 2019년부터 암호화폐 취급을 통해 수십억 달러를 벌었으나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개 의무를 회피해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SEC는 코인베이스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가상자산 중 최소 13개는 규제 당국이 규정하는 '가상자산 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코인베이스는 연방 증권법의 적용 대상인 것을 알면서도 규정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SEC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코인베이스는 관련법을 따르지 않음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사기와 조작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중대한 보호 조치를 받을 기회를 박탈했다"고 밝혔다.
겐슬러 위원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코인베이스는 거래소로 칭하면서도 다양한 기능을 섞어서 운용했다"면서 "더는 디지털 화폐가 필요하지 않으며 우리는 미국 달러라고 하는 디지털 화폐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날 바이낸스 때와는 달리 SEC의 코인베이스 소송 소식이 알려진 이후 암호화폐는 반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32% 상승, 전날 하락분을 만회했다. 이더리움도 3.82% 올랐다.
블룸버그 통신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디지털 자산 부문에 대한 SEC의 단속 확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