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명문 칭화대에 와보니 "中 대학은 지금 '애국 열풍'"
중국의 명문 칭화대에 와보니 "中 대학은 지금 '애국 열풍'"
  • 민경중
  • 승인 2023.06.0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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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为祖国健康工作五十年(조국을 위해서 건강하게 50년 일하자' 구호 나부껴... 칭화대의 넓고 심오한 문화 이념 중 체육을 중시하고 숭상하는 하나의 징표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민경중 칼럼] '为祖国健康工作五十年(조국을 위해서 건강하게 50년 일하자.'

중국 최고 명문인 칭화대 교정 운동장 곳곳에는 이 구호가 붙어있습니다. 여기에는 역사가 담겨있습니다. 칭화(淸華)의 역사에는 '철(鐵)'이라는 규정이 있습니다. 체육 수업을 불합격하면 졸업할 수 없습니다. 달리기는 기본시간 내에 들어야하고 수영 등 2~3가지 운동을 해야합니다. 

그 목적은 배출된 졸업생들이 더 나은 신체 능력을 가지고 조국에 더 잘 봉사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1957년 11월 29일 당시 칭화대 총장이었던 장난샹은 76세의 고령에도 얼굴에 홍조를 띄고 건강했던  중국 체육교육의 태두 마요한에게 "우리는 졸업 후 50년간 건강하게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특히  1964년 1월, 마로(馬老)의 칭화(淸華) 봉사 50년을 경축하는 대회에서 장총장은 다시 한번 "몸을 잘 단련하여 마요한 선생을 닮아야 하고 마선생처럼 적어도 50년은 조국을 위해 건강하게 일하도록 노력하라"고 말했습니다. 이때부터, 이 호소는 칭화대학의 넓고 심오한 문화 이념 중 체육을 중시하고 숭상하는 하나의 징표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1911년 칭화대학(청화학당) 창립...중국 정부가 미국에 보내려고 계획한 학생들의 예비학교 역할 

미요한은 이름에서 드러나듯 미국 성공회에서 1879년 상하이에 세운 중국내 최초로 영어로 전 강좌를 강의했던 St. John's University 대학 졸업생이었습니다. 칭화대의 설립은 미국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외세에 대항한 의화단 사건으로 미국을 포함한 외국동맹에 의해 반란이 진압된 후 청나라 왕조는 동맹국에게 배상금을 지불하도록 요구받았습니다. 영국,프랑스,러시아가 크게 한몫 챙겼고 일본도 미국보다 더 보상금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미국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1909년 중국 유학생의 미국 유학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미국에 대한 배상금을1,080만 달러로 대폭 깎아주었습니다. 이 자금을 이용하여 1911년 4월 29일 옛 왕실정원이 있던 자리에 칭화대학(청화학당)이 세워졌습니다. 

이는 정부가 미국에 보내려고 계획한 학생들의 예비학교 역할을 했습니다. 미국 YMCA에 의해 과학 교수진이 선발됐으며, 졸업생들은 졸업 직후 미국 대학에 3학년으로 편입됐다고 합니다. 

지금도 칭화대 졸업생들은 미국으로 가장 많이 유학을 떠납니다. 그러고보면 북경대학의 효시는 ‘옌징(燕京)대학’이라는 교명에서 시작됐습니다. 옌징대학은 훗날 중국 최고 명문대인 베이징대학이 된 것입니다. 

미중관계가 패권경쟁 속에서 최악이라고 하지만 백년만 거슬러 올라가도 중국의 근대교육에 영향

청화대를 둘러보는 필자 민경중(왼쪽) 한국 외국어대 교수 

1919년 연경대학교의 초대 총장이자 훗날 초대 주중 대사를 했던 미국인 존 레이턴 스튜어트(司徒雷登, John Leighton Stuart, 1876~1962)1876624, 항저우에서 미국 남장로회 선교사 부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스튜어트 가문은 스코틀랜드 귀족의 후예로 미국 이민 후 레이턴 이전에 3대에 걸쳐 목사직을 감당하고 있었고 중국 선교에 모든 패밀리들이 지금까지도 헌신하고 있습니다. 

미중관계가 패권경쟁 속에서 최악이라고 하지만 백년만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의 근대교육에 영향을 미쳤고 관계도 매우 밀접했습니다. 지금도 최고 명문 대학인 두 대학이 여전히 그 정신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역사란 돌고 도는 것이고 당대만 놓고 봐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칭화대 도서관과 건물들 앞에 기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교정 내에 운동시설들이 부러울 정도로 많이 있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중국은 지금 1300만명 가까운 고등학생들이 대입시험을 치르는 '까오카오(高考)'가 어제부터 내일까지 사흘간 치러지고 있습니다. 

손자들을 데리고, 또는 어린 학생들이 칭화대를 구경시켜주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 부모들 마음은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민경중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

제주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2014년 미래창조과학부장관 표창

2004년 제24회 한국방송대상 앵커상

2018.02~2021.10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

2010~2012.12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1996~1998 CBS 베이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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