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금속·방림·만호제강 투자주의 지정 "불공정거래 의심 종목 철저히 조사할 것"
금감원, '무더기 하한가' 진상 파악 나서…"주가조작 연루 의심"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금융당국이 이유없이 하한가를 기록한 5개 종목에 대해 필요시까지 매매 거래를 정지하기로 했다. 또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의심되는 종목에 대해선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14일 "동일산업, 만호제강, 대한방직, 동일금속, 방림 등 5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다"며 "주가 급락과 관련한 신속한 거래 질서 정립 및 투자자 보호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발표했다.
또 "이에 대한 일환으로 5개 종목에 대해 다음날(15일)부터 필요시까지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조회공시를 요구했다"며 "동일금속·방림·만호제강 3개 종목은 소수계좌 거래 집중을 이유로 투자주의 종목으로도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방림, 동일산업, 만호제강, 대한방직, 동일금속 등 총 5개 종목이 오후 12시를 전후로 비슷한 시간대에 하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하한가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시장에선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최소 수개월 간 꾸준히 상승해오다 갑작스럽게 하한가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지난 4월 말 발생한 라덕연 발 주가조작 사태와 유사한 패턴을 보인 까닭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의심되는 종목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혐의 적발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5개 종목의 무더기 하한가 사태와 관련해 내부회의를 갖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공정거래가 있었는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주가가 한동안 오르다 한꺼번에 내렸다는 점에서 패턴은 비슷하다”면서 “라덕연 발 주가 급락 사태와 유사한 것인지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상승했던 동일산업 등 5개 종목 주가가 이날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4월 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급락 사태와 양상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제2의 SG사태’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긴급히 상황 파악에 나섰다. 이날 코스피 상장사인 방림, 동일산업, 만호제강, 대한방직 등 4개 종목과 코스닥 종목인 동일금속 등 총 5개 종목이 비슷한 시각에 하한가로 진입했다.
이들 종목은 이날 오전 내내 특별한 이유 없이 약세를 보이다가 낮 12시를 전후해 갑자기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한가로 떨어졌다.
방림이 오전 11시 46분쯤 가장 먼저 가격제한폭까지 내렸고, 동일금속이 11시 57분, 동일산업과 만호제강, 대한방직은 낮 12시 10∼15분 무렵 하한가로 폭락했다.
결국 그 상태에서 방림은 5110원, 동일산업 15만4000원, 만호제강 4만5800원, 대한방직 3만8100원, 동일금속은 2만1700원 하한가로 거래를 마감했다.
5개 종목의 무더기 하락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 종목들은 하한가 직전까지 주가가 오랜 기간 상승했다는 점에서 SG증권 발 주가조작 사태를 연상케 하고 있다.
동일산업 주가는 2020년 1월 이후 꾸준히 상승하며 최근 3년 간 182%가량 올랐다. 동일금속(169%), 만호제강(250%), 대한방직(170%), 방림(227%)도 같은 기간 수백%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SG증권 발 주가조작 사태’에 연루됐던 8개 종목도 금융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이 활용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감시와 모니터링 체계는 항상 작동하고 있으나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