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속 '돌봄'의 허실...학생은 줄어도 학교는 인력이 더 필요
저출생 속 '돌봄'의 허실...학생은 줄어도 학교는 인력이 더 필요
  • 이영미
  • 승인 2023.07.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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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나 지연 등 이유로 어려운 학교생활 하는 아이들 해마다 늘어...교사 인력이 남아돌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이영미 칼럼] 벌써 7월, 곧 한 학기가 끝난다. 느린 아이 부모들은 아이의 첫 학교생활을 그 누구보다 걱정스럽고 초조하게 지켜봐 왔을 것이다. 우리 아이도 큰 탈 없이 한 학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이라면 모든 것이 서툰 아이들이 많다. 자리를 정돈하는 것도, 수업 시간 내 자리를 지키고 앉는 것도 서로 피해주지 않고 지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반마다 느리거나 산만한 아이들은 있기 마련이다. 등록 장애인뿐 아니라 위험군, 그리고 장애에는 속하지 않는 ADHD처럼 불안이나 강박 등이 심해 단체 생활을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느린 아이들은 도움반 특수 교사의 도움을 받는다. 몸이 불편하거나 활동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실무사가 배치되기도 한다. 반에서의 수업이나 활동은 실무사가 돕고, 장애아 등 특수 교육 대상자들은 학기초 개별화 교육 계획에 따라 도움반에 가서 교육을 받는다.

여기까지만 들어보면 특수 아동뿐 아니라 일반 아동들에 대한 개별적이고 세심한 배려가 제도적으로 많이 발전되었다고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 예상 못한 일들은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문제아 한명 때문에 막상 도움이 필요한 아이는 방치

올 초부터 최근까지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다. 친구 아이의 반에 큰 소리를 내거나 다른 아이들을 때리거나 방해를 해서 수업 활동 진행을 어렵게 만드는 아이가 있다고 들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집중력이 없고 산만해 보여 ADHD가 의심된다고 했다. 교사와 특수교사가 여러 차례 부모에게 병원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고 한다. 

이러한 말은 실례지만, 듣자 하니 유치원 시절부터 단체 수업 진행이 그애 때문에 어려웠다고 하는 부모가 많으니, 시간을 내어 소아정신과를 찾으면 아이에게 필요한 개선 방법이 나올 거라고 조심스럽게 권했다고 한다. 

그러나 부모는 도리어 화를 내며 우리 아이에 대해 뭘 안다고 함부로 말을 하냐고 따졌다고 한다. 도움이 필요한 친구 아이를 위해 배치된 실무사는 그 아이를 진정 시키는데 온 시간을 할애해야 해서 막상 도움이 필요한 친구의 아이는 방치되고, 반 분위기는 엉망이라 수업 진도조차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친구는 하소연을 했다.

안타깝지만 부모가 내 아이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아 다른 아이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 심심찮게 본다. 다른 부모들이 학교에 호소를 해도, 그 해당 아이는 지능과 인지력은 또 높아 특수교육대상자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하고, 학부모를 불러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 학습권과 자율성을 침해하지 말라고, 이러는 것 또한 부당하다며 교육청에 신고 운운을 했다한다. 

그도 그렇고, 불안과 강박이 심하지만 언어능력과 지능이 좋아 특수반에 배치될 수 없어 발만 구르는 아이도 있다. 부모는 학교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불안해 울기만 하는 아이를 붙잡고 학교에 호소해봐도 학교는 부모가 같이 들어오는 것도, 그 아이를 도움반에 보낼 방법도 없으니 속수무책이라고만 한다. 

학생은 줄어든다지만 문제들은 결코 줄어들지 않아

학교마다 느린 아이들을 위한 실무사 등 교육 보조 인원은 정해져 있다. 정상 발달이어도 그 나이 아이들이면 으레 뛰고 달리거나 싸우고 울어서 통제 안될 때가 있다. 그 모든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며 수업까지 진행해야 하는 담임선생님들은 수업도 버거운데 제출해야 할 문서와 서류 작업 또한 밀려있다고 한다. 

산만하고 튀는 아이를 주의 준다는 게 자칫 잘못하면 학부모의 항의가 심해져 교육청의 징계를 받을 수도 있는 요즘이다. 그러나 어떤 사연, 어떤 상황인지 모르고 부모만 탓하기도 어렵다. 내가 만나본 학부모들 대다수는 아이가 무난하고 무탈하게 생활하며 자라가기를 바라지 일을 크게 만들려고 나서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발달장애나 지연 또는 몇 가지 이유로 학교생활을 어려워하는 아이가 해마다 늘어난다고 한다. 환경,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영향도 있다고 들었다. 학생은 줄어든다지만 문제들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교사 수를 줄인다는 정부의 정책이 나올 때마다 깜짝 놀란다.

교사들이 부족하면 부족했지 결코 인력이 남아돌지 않는다는 걸 사회도 정부도 알았으면 좋겠다. 교사 뿐 아니라 실무사, 특수교사, 보조교사도 절실히 많이 필요한 곳이 요즘 학교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이영미<klavenda@naver.com>

동화작가/문화예술사

세종대학교 대학원 미디어컨텐츠 박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신문만화

전 명지전문대 글쓰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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