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최근 우리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정부의 진단이 반년째 이어졌다.
다만 수출부진이 일부 개선되는 등 하방위험은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최근 우리경제는 제조업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경기둔화 판단'은 지난 2월부터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5월 제조업 생산이 1년 전보다 7.5% 감소하는 등 제조업 중심의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정부는 다만 "수출부진 일부완화, 완만한 내수·경제 심리의 개선세, 견조한 고용 등으로 하방위험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6월 그린북에서 '하방위험 다소완화'라고 표현한 데서 '다소'라는 말이 빠지는 등 경기에 대한 불안을 일부 덜어낸 시각이다.
특히 경기둔화의 주요배경으로 '수출·제조업'에서 '수출'이 빠졌다. 수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옅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6.0% 감소했다. 수출이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감소율은 연중 최저 수준이었다.
이승한 경제분석과장은 "수출물량지수가 (전년 동월대비 기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6월은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도 11.7%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11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흑자는 16개월 만에 처음이다.
5월 경상수지는 19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돼 전월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6월 경상수지는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무역흑자 등에 힘입어 흑자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전망이다.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5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4% 증가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가 100.7로 13개월 만에 기준치(100)를 넘어 낙관적으로 돌아서는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개선되는 양상이었다.
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5.4% 증가하고, 방한 중국인 관광객수는 1년 전보다 1303.3%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백화점 매출액은 0.2%, 할인점 매출액은 1.9% 각각 감소해 6월 소매판매에 부정적 요인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취업자수는 1년 전보다 33만3000명 늘며 석달째 30만명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기준 2.7%로 21개월 만에 2%대로 내려앉았다. 정부는 "물가상승세 둔화흐름이 뚜렷하다"고 표현했다.
이 과장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경제가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판단한 데 대해 "KDI와 방향성은 비슷하다"면서도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유의하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효과, 통화긴축 등 불확실성에 조금 더 무게를 뒀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정보기술(IT) 업황에 대한 개선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제약우려가 교차하고 있다"며 "민생경제 안정과 경제체질 개선 등을 위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의 주요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