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반도체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지만 중국의 성장세 약화와 자급력 강화, 미국·중국 갈등 등으로 수출이 과거와 같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 중국 수출 품목을 반도체 등 중간재에서 최종재 중심으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21일 발표한 '최근 우리 수출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하반기 이후 IT 경기 부진이 완화돼도 국가별 산업구조와 경쟁력 변화 등 구조적 요인 때문에 수출이 과거와 같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조적 요인의 한 사례로는 중국 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경쟁력 약화를 짚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은 조사국의 김상훈 국제무역팀 차장에 따르면 중국의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가 이어진 작년과 비교해 올 1∼4월 줄어든 對 중국 수출을 요인별로 분석한 결과, 감소분의 65%는 중국 자체 수요 변화에 따른 '경기적 요인'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35%는 중국 내 점유율 하락과 관련된 '경쟁력 요인' 때문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 수출의 특징으로는 품목·지역별 차별화가 꼽혔다.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 등 IT 품목이 큰 폭의 감소세지만, 자동차·선박 등 일부 非IT 품목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최대 수출 품목도 반도체에서 자동차(부품 포함)로 바뀌었다.
지역별로는 대중국·아세안 수출이 부진한 반면 對 미국·EU(유럽연합) 수출은 상대적으로 좋아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과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 격차가 크게 줄었다.
김 차장은 "특정 지역과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제·기업은 대외 여건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수출 다변화 필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