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통 난 ‘조현범-우암건설 커넥션'…검찰, 배임수재 혐의로 추가 기소
들통 난 ‘조현범-우암건설 커넥션'…검찰, 배임수재 혐의로 추가 기소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3.07.2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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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워넣기식 발주' 뒷돈 받아…우암 장선우 대표 형제 등 불구속 기소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계열사 부당 지원과 2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한국타이어 조현범 회장(51)이 우암건설 등과의 부당거래에 따른 금품 수수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21일 조 회장을 배임수재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조 회장에게 사업상 청탁과 함께 금품 등을 제공한 장선우(48) 극동유화 대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 모씨도 배임증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장 대표의 형 장인우 고진모터스 대표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겼다.

조 회장은 우암건설에 '끼워넣기' 식으로 공사를 발주해주고, 그 대가로 뒷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암건설은 2010년 장선우 대표(22년말 지분율 70.29%)가 설립한 회사다. 장 대표와 조 회장의 친분을 바탕으로, 2013년 한국타이어 헝가리 공장 3차 증설 공사 등을 수주하며 단기간에 사세를 키웠다.

작년말 우암건설 자산은 348억원, 작년 매출은 885억원, 당기순이익은 23억이었다. 

장인우 대표는 동생 장선우 대표의 부탁을 받고 조 회장에게 고진모터스 소유의 차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진모터스는 독일 자동차 아우디의 국내 공식 딜러다.

검찰은 조 회장의 개인 회사인 의료기기 제조업체 아름덴티스트리가 발주하고 우암건설이 낙찰받은 건설공사와 관련해서도 두 회사와 대표 등 4명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해당 입찰에 들러리로 참여한 건설회사 등 3곳과 각 회사 임원 등 6명은 약식기소했다.

아름덴티스트리는 2011년 설립된 치과용 기기 제조업체로, 아름홀딩스가 지분 90%를 갖고 있다. 아름홀딩스는 조 회장이 지분 71%를 갖고 있는 조 회장 일가의 개인회사다.

아름덴티스트리는 작년말 자산 620억원에 작년 매출 414억원, 당기순이익 52억원을 각각 올렸다. 

조 회장은 계열사 부당 지원 등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3월초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가 2014년 2월∼2017년 12월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사들이면서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타이어는 약 131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이 조 회장 등 총수 일가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판단했다.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이 29.9%, 그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의 지분을 가졌다.

조 회장은 2017∼2022년 75억5000여만원의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업체 박지훈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별다른 담보 없이 MKT 자금 50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 주거지 가구 구입 비용 2억6000만원을 한국타이어 신사옥 건설 때 들어간 가구 대금에 합산하거나, 개인 주거지 이사비용 1200만원을 해외 파견 직원들의 귀임 비용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횡령하기도 했다.

또 법인카드를 가족의 해외여행 등에 쓰고, 개인 채무를 진 지인에게도 법인카드 4장을 줘 사용케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타이어 및 계열사 명의로 고급 외제차 5대를 사거나 빌려 사적으로 쓰고, 법인 소속 운전기사를 배우자 전속 수행기사로 배치하기도 했다.

검찰은 조 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3610억원이 넘는 채무를 지게 됐고, 매년 대출 원리금 및 증여세 분할 상환에 400억원 이상이 들어가자 회삿돈을 유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한 조 회장은 수감 중인데도 현재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최대주주(42.03%)이자 대표이사 회장, 주력기업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사내이사 회장, 한국프리시전웍스 기타비상무이사를 각각 계속 맡고 있다. 지난 3월초 조 회장이 구속된 직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장인우, 장선우 대표는 재계에서 알짜 숨은 부자로 알려진 장홍선 극동유화 회장(75)의 장남과 차남이다. 장남은 수입차, 차남은 유화 및 건설업체들을 나눠 경영하고 있다.

장홍선 회장은 1964년 극동정유(현 현대오일뱅크)를 창업, 당시 현대그룹과 합작을 통해 회사를 키웠으며, 현대그룹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 받았다. 

장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 씨의 처남이며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대표의 외삼촌이기도 하다.

장 회장은 1991년 극동정유가 경영난을 겪자 현대그룹에 다시 경영권을 넘겨 주었다. 이후 다양한 사업체를 운영하다 매각하기를 반복했다. 극동도시가스(현 예스코), 창고형마트인 한국마크로, 국제화재(현 MG손해보험), 근화제약 등에 투자했다 매각했다.

현재는 석유유통사업을 벌이는 극동유화를 중심으로, 수입차 사업(고진모터스·선인자동차), 렌탈사업(우암홀딩스), 물류사업(세양물류), 건설업(우암건설) 등을 아들들과 함께 경영하고 있다. 

장 회장의 차남인 장선우 대표는 2008년 조현범 회장, 나성균 네오위즈 사장 등과 함께 엔디코프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가 주가조작 의혹을 받아 검찰수사를 받기도 했다. 조현범-장선우 커넥션은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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