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서비스 줄이자"…‘담합’ 알바몬·알바천국에 과징금 26억원
“무료 서비스 줄이자"…‘담합’ 알바몬·알바천국에 과징금 26억원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3.07.2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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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매출 감소 예상되자 1‧2위 업체가 유료 전환 확대 추진”
알바몬(왼쪽), 알바천국 로고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구인·구직 플랫폼인 알바몬과 알바천국이 무료 서비스 축소, 유료서비스 이용료 인상 등에 담합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알바몬(잡코리아)과 알바천국(미디어윌네크웍스)은 시장 점유율이 2020년 기준 각각 64.1%와 35.9%인 1.2위 독과점 사업자다.

공정위는 24일 두 업체가 2018년 5월부터 2019년 3월까지 가격과 거래 조건을 담합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알바몬에 15억9200만원, 알바천국에 10억8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가고 밝혔다.

두 업체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검수 대기가 없는 즉시 등록 구인 공고나 눈에 잘 띄는 배너형 구인 공고, 구직자 이력서 열람, 알바 제의 문자 등은 유료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 업체는 2018년 시장 성장세 둔화 등으로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서로 짜고 무료 서비스를 축소하고 유료 결제 주기 단축을 유도하기로 했다. 단독으로 서비스 유료 전환을 추진하면 이용자가 다른 플랫폼으로 이탈할 수 있으니 담합을 모의한 것이다.

이들은 여러 차례 회합 등을 통해 무료 공고 게재 기간 및 무료 공고 건수 축소, 무료 공고 불가 업종 확대, 무료 공고 사전 검수 시간 연장 등에 합의했다.

이후에도 매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무료 서비스 추가 축소, 유료 서비스 가격 인상, 유료 공고 게재 기간 축소 등을 추가로 합의했다.

이용자 반발을 줄이고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며칠 시차를 두고 새로운 정책을 시행했다.

2019년 3월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후에야 담합을 중단했다.

공정위는 이를 중대한 위반 행위로 보고 해당 기간 유료 서비스 전체 매출액 669억원에 부과 기준율 5%와 감경 기준 등을 적용해 과징금을 산정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은 초기에 네트워크 효과를 얻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시장이 독과점화하면 점차 유료 전환,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알바몬·알바천국 이용자는 중소 사업자, 동네 소상공인 이용자가 많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담합으로 부담이 더 가중되고 구직자들도 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무료 서비스를 축소하고 유료 전환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담합을 제재한 최초의 사례"라면서 "가격뿐만 아니라 무료 서비스 관련 거래조건 변경 합의도 담합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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