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동에도 '무량판' 파장...전수조사 293개 단지중 일부
주거동에도 '무량판' 파장...전수조사 293개 단지중 일부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3.08.0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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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대상 64% 이미 입주…정부,이달중 안전점검 구체방안 밝히기로
전수조사에 3개월 소요…명단 공개시 '집값하락' 주민반발 예상
지난해 1월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외벽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월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외벽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정부가 '철근 누락'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한 민간아파트 293개 단지 중에는 지하주차장 뿐아니라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곳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월 외벽이 붕괴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는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곳이었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이후 준공된 전국 민간아파트 중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단지는 모두 293개이다. 이중 105개 단지는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며, 188개 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쳤다.

◇민간아파트는 주거동에도 무량판…국토부 "최대한 서둘러 점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에만 수평기둥인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콘크트 천정)를 지탱하는 무량판 구조를 사용했다.

지하 주차장 상부에 주거동이 없기 때문에 정부는 철근 누락이 확인된 LH 아파트에 대해 주거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전수조사 대상인 민간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은 물론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사용한 곳이 섞여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대한 서둘러 어떻게 점검할지 밝힐 계획"이라며 "이때 민간 무량판 아파트 현황을 종합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진단 3개월 정도 소요될 듯…상당한 파장 예상

국토부는 이달 중 293개 아파트 단지 점검일정과 방법에 대해 밝힌 뒤 본격적인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점검결과가 나오면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월 공사 중 붕괴해 7명이 죽거나 다친 광주 화정동 아파트도 무량판 구조였다.

무량판 구조가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었지만, 이 사고 역시 무량판을 적용한 인천 검단 신축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사고처럼 시공·감리 등 총체적인 부실이 요인으로 지적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무량판 구조에 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구조를 제대로 설계·시공·감리하지 못한 우리 건설업계의 실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량판 민간 아파트에 철근이 몇개가 빠졌고, 어떤 보강조치를 거쳐야 하는지 등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려면 3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지난 5월3일 LH 91개 무량판 단지 전수조사를 시작해 7월31일 결과를 내놨다.

설계도면과 구조계산서를 분석하고, 초음파를 이용해 철근이 제대로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는 비파괴 검사를 하게 된다. 콘크리트 강도조사도 거친다.

◇민간아파트 명단 공개여부 주목…주민 반발할 수도

정부는 건설협회가 안전진단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안전점검 결과에서 문제가 확인되면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보강공사를 하게 된다.

공사가 진행중인 단지라면 시공사와의 협상을 통해 보수·보강 공사를 할 수 있지만, 입주가 완료된 단지는 자체비용(하자보수 예치금)으로 공사를 해야하므로 주민 동의가 필요하다.

철근 누락사실이 공개되면 집값이 내려갈 것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토부가 LH 아파트처럼 단지명을 일일이 밝히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전수조사 기준으로 삼은 2017년 이전에 준공된 아파트를 포함하면 무량판 구조 적용단지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2017년을 점검 기준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 LH가 본격적으로 무량판 구조를 도입한 게 2017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통상 아파트는 준공이후 2∼4년 주기로 정밀안전점검을 받기 때문에 2017년 이전 준공아파트는 정밀안전점검을 한차례 이상 거쳤다고 보고 전수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현 정부가 문재인 정부가 임기를 시작한 2017년을 조사 기준으로 삼아 책임소재를 가리려한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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