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美 신용등급 AAA→AA+ 강등…옐런 "자의적 결정" 반박
피치,美 신용등급 AAA→AA+ 강등…옐런 "자의적 결정"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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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8.0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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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부채한도 대치 반복도 배경…올해 4분기 약한 침체 진입전망
2011년 S&P 이후 주요신평사의 美등급 하향 처음…백악관 "강력 반대"
미국 신용평가사 피치
미국 신용평가사 피치

[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1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강등했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2011년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국제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피치는 이날 미국의 신용등급(IDRs·장기외화표시발행자등급)을 AAA에서 AA+로 한단계 하향조정하고, 등급 전망을 기존 '부정적 관찰대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피치는 보고서에서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악화와 국가채무 부담증가, 거버넌스의 악화 등을 반영한다"라고 강등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상향문제를 놓고 대치하고 이를 마지막 순간에야 해결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 AA 또는 AAA 등급을 받은 다른 나라에 비해 지배구조가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미국은 20년 넘게 거버넌스 기준이 꾸준히 악화했다"며 "2025년 1월까지 부채한도를 유예하기로 한 지난 6월의 초당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재정과 부채 문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피치 분석에 따르면 세수감소와 재정지출 증가, 이자부담 증가 등의 여파로 미국의 정부 재정적자는 2022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3.7%에서 2023년 6.3% 수준으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이 2024년엔 6.6%, 2025년엔 6.9%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피치는 예상했다.

피치는 또 "향후 10년간 금리상승과 부채증가로 인해 이자상환 부담이 증가하고, 인구 고령화와 의료비 상승으로 재정개혁이 없는 한 고령층에 대한 지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 나아가 경기침체 가능성도 제기했다. 피치는 "신용여건 악화와 투자감소, 소비하락이 미국 경제를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약한 침체로 밀어 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1.2%, 0.5%로 제시했다.

금리에 대해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기준금리 상단을 5.75%로 한차례 추가인상한 뒤 내년 3월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피치는 지난 5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하면서 향후 등급전망과 관련해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당시 피치는 부채한도 상향협상 대치를 두고 "디폴트 예상일(X-데이트)이 빠르게 다가오는데도 부채한도 상향·유예 등 문제해결에 이르는 것을 막는 정치적 당파성이 커지는 것을 반영한다"면서  부정적 관찰대상 지정사유를 밝혔다.

3대 주요 국제신용평가사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전격 강등한 것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011년 AAA에서 AA+로 내린 이후 12년 만이다.

S&P 역시 당시에 국가부채 상한증액에 대한 정치권 협상난항 등을 강등배경으로 지목했다. 당시 이 조치로 미국 주가가 15% 이상 폭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은 바 있다.

백악관은 피치의 이번 조치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피치의 강등조치 직후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피치가 적용한 평가모델은 트럼프 행정부때 하락했다가 바이든 행정부 들어 상승했다"며 "또한 세계 주요경제 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미국이 가장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이 시점에서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것은 현실에 어긋난다"라고 주장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도 이날 피치의 결정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관련조치에 대해 "자의적이며 오래된 데이터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국채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유동자산이며, 미국 경제의 기초는 튼튼하다"며 "피치의 결정은 미국인, 투자자 그리고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이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부채비율 급증은 일어나지 않았고, 거버넌스 부문은 크게 변하지 않았으며, 거시경제도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됐다"며 피치의 강등사유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편, 금융시장에 미친 충격은 2일 오전 현재 비교적 제한적인 상황이다. 피치의 등급 강등 발표이후 개장한 우리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원화값은 오전 장중 하락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0.92% 내린 2,642.42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도 925.34로 1.53% 하락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0원 오른 1,290.80원을 나타냈다. 시장 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오전 하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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