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2분기 당기순익 44% 감소는 종속회사 세무조사 때문”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카카오그룹이 국세청으로부터 법인세 341억원을 추징당했다. 작년 11월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세무조사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는 3일 발표한 ‘2분기 잠정영업실적’에서 2분기(4~6월)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563억원으로, 전년 동기 1012억원, 1분기 638억원에 비해 각각 44% 및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당기순이익 감소 이유 중 하나로 종속회사 세무조사 결과에 따른 추가적인 법인세 비용이 341억원 발생한 점을 꼽았다.
어느 종속 자회사가 세금을 추징당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카카오엔터와 카카오게임즈일 가능성이 높다.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작년 11월부터 두 회사를 상대로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했다.
특별세무조사는 정기 세무조사와 달리 기업의 탈세 혐의나 비자금 조성 등 혐의가 있으면 증거 확보 또는 확인 조사를 위해 사전통지 없이 실시되는 강도 높은 세무조사다. 카카오 본사는 작년 6월 정기세무조사를 받았지만 6개월도 안 돼 계열사들이 특별세무조사를 당한 것이다.
카카오엔터와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의 문어발식 기업확장과 관련해 탈세혐의나 계열사 부당지원 여부 등에 연루됐는지를 집중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나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의 문어발식 기업확장과 관련된 대표적 계열사들이다. 카카오엔터는 2021년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부문이 합쳐져 새로 출범했고, 카카오게임즈는 2016년 분사해 사업을 키운 뒤 2020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작년 10월 판교 SKC&C 데이터센터 화재가 ‘카카오 먹통사태’로 이어지면서 파문이 일자 윤석열 대통령은 “(플랫폼)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됐다면 국가가 대응해야한다”고 말했다. 이후 국세청과 공정위 등은 대형 플랫폼 기업을 겨냥해 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국세청은 2021년 6월에도 카카오 계열사인 케이큐브홀딩스와 그라운드X를 대상으로 특별세무조사를 벌였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분 100%를 가진,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다.
조사 결과 케이큐브홀딩스에 대해선 ‘정상 세금납부’로 결론났으나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에 대해선, 카카오가 싱가포르에 설립한 블록체인법인 크러스트유니버스이 판매수익을 누락한 사실을 밝혀내 123억원 규모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한편 카카오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42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 전분기대비 17%씩 각각 늘어나면서 사상 처음으로 분기기준 2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뮤직(130%)이나 톡비즈(11%) 부문은 많이 성장했으나 포털비즈(-12%), 게임(-20%), 미디어(-38%) 등은 부진했다.
특히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의 2분기 매출은 271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나 줄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익도 각각 67% 및 86%씩 감소했다.
게임즈측은 순이익이 많이 줄어든 이유로, 해외종속회사의 1회성 법인세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말 특별세무조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사인 카카오엔터는 이날 잠정실적을 공시하지 않았다.
카카오는 또 국내 카카오톡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전년동기대비 70만명, 전분기대비 18만명 각각 증가한 4,820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