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LG 임원 출신인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KT 차기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김 대표이사 후보는 이달 하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표를 받으면 정식으로 선임된다.
KT는 4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이사회는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하고 8월말 임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김영섭 전 LG CNS 사장·박윤영 전 KT 사장·차상균 서울대 교수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김영섭 내정자는 LG 출신의 ‘구조조정 전문가’ ‘재무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한 이후 LG CNS 하이테크사업본부장, 솔루션사업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LG CNS 대표이사로 퇴임했다.
2014년에는 LG유플러스[032640]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경영관리실장(부사장)을 지냈다. LG유플러스 및 LG CNS와 인연으로 통신 및 정보통신(IT) 분야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수 KT이사회 의장은 내정 배경에 관해 “그간의 기업경영 경험 및 ICT 전문성”을 언급하며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미래 비전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명확히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섭 내정자는 전문성 있는 인사로 평가 받지만, KT의 경쟁사 임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우려도 있었다. 또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의 형과 경북대 사대부고 동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과 인연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대표이사로 임명되려면 오는 8월말 임시 주주총회를 통과해야 한다. 김 내정자는 통과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KT이사회 멤버인 구현모 대표이사의 두 차례 연임 도전 때와 윤경림 대표이사 내정 때 정부여당이 직간접적으로 비판을 했지만 이번 재공모에서 최종후보 3인이 공개된 이후에도 반발이 나오지 않았다.
김영섭 내정자가 KT 이사회 멤버가 아니라는 점에서 'KT 카르텔'이라는 비판을 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1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반대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 편이다.
한편 KT새노조는 4일 “(최종 후보자 3인 명단) 숏 리스트가 발표되면서부터 용산의 개입 및 낙하산 의혹이 많았다”며 “과거 낙하산 CEO가 회사를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반면교사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새노조는 “일감 몰아주기, 불법 정치자금 및 횡령등의 불법 행위가 드러난 소위 이권 카르텔들이 회사에 끼친 손해를 청구해 그 책임을 명백히 물어 이런 사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민영화 이후 비용절감에만 치중한 투자 축소는 아현화재, 부산발 전국 통신장애 등 지금도 크고 작은 통신 장애가 지속되고 있다. 통신 장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정성을 위해 투자하고, 통신공공성에 앞장 서 통신 맏형으로서의 품위있는 평판을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