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기숙사, 기업 연수시설 등 제공…‘K팝콘서트’ 상암월드컵경기장 유력
[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6호 태풍 ‘카눈’(KHANUN)이 한반도에 북상할 것으로 전망되자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이 새만금을 떠나 숙소를 서울 등 수도권으로 옮겨 남은 일정을 마치기로 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본부장은 7일 오후 새만금 현지 프레스룸에서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북상함에 따라 8일 오전 10시부터 잼버리 참가자들이 영지로부터 비상대피 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태풍이 내습할 경우 전라북도가 영향권에 들게 돼 잼버리 영지 운영의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라 계획을 마련했다"면서 "이번 대피계획에는 세계스카우트연맹 및 각국 대표단의 우려와 요청도 반영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피는 7일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며 "대상 인원은 156개국 3만6000여명이며, 버스 1000대 이상을 동원할 예정"이라면서 "버스는 국가별로 배치하고 의사소통 편의를 위해 통역요원도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전국 지자체 협조를 통해 태풍 직접 영향권이 아닌 수도권을 중심으로 행정기관 및 민간 교육시설을 최대한 확보해 대원들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숙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세계스카우트연맹도 이날 오후 홈페이지 공지에서 "오늘 오전 대한민국 정부가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 전원 조기 철수 계획을 연맹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부는 세계연맹에 곧 출발 계획과 참가자들을 유치할 장소에 대한 세부 사항을 제공할 것이라고 통보했다"면서 "우리는 한국 정부에 계획을 신속히 추진하고 참가자들이 체류 기간, 그리고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필요한 모든 자원과 지원을 제공할 것을 긴급히 요청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태풍 ‘카눈’의 북상에 따라 전북 부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남은 일정을 수도권에서 진행하는 내용의 ‘플랜B’를 점검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태풍에 대비한 잼버리 ‘컨틴전시 플랜’(긴급 대체 플랜)을 보고받았다.
김 수석은 “태풍 ‘카눈’이 진로를 바꿔 이번 주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윤 대통령은 스카우트 대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어제부터 관계장관들과 논의에 착수했다”면서 “’컨틴전시 플랜’이란 스카우트 대원들의 숙소와 남은 일정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서울 시내 대학교 기숙사와 각종 공기업 및 민간기업 연수시설과 함께 체육관 등 구청에서 보유한 시설 등으로 숙소 변경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폐영식 전날인 11일 개최될 예정인 K팝 콘서트 장소도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 등 규모가 큰 수도권 스타디움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서트 날짜와 장소는 6일 새만금 야영지에서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한 차례 변경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오는 10일 남해안에 상륙한 뒤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카눈은 일본 오키나와 동북동쪽 약 330㎞에서 시속 7㎞의 속도로 동진하고 있으나, 오후 9시쯤 방향을 틀어 우리나라 쪽으로 북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카눈은 순간풍속 초속 33~44m의 태풍 강도 '강' 상태로 이동 중이다. '강' 단계는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을 정도의 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