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中관광객 2016년 800만명 상회…사드사태후 줄었다가 2019년 600만명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 단체여행을 허용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 여행업계를 비롯해 항공, 호텔, 면세업계 등의 영업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소위 '유커'로 불리는 중국 관광객은 한때 방한인원이 연 800만명을 넘기며, 전체 방한 관광객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1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중국 관광객은 54만6000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26.7% 증가했다. 코로나 기간에는 2020년 68만6000명, 2021년 17만명, 지난해 22만7000명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방한 중국 관광객은 2016년에 정점을 이뤄 806만8000명이 찾을 정도였다. 이는 그해 전체 외래방문객의 46.8%에 달하는 수치다.
그러다 2017년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한국행 단체비자 발급이 중단되며, 그해 중국 관광객은 416만9000명으로 거의 '반토막' 났다. 하지만, 2018년 479만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9년(602만3000명)에는 600만명선을 회복했다.
중국의 한국 단체여행 허용으로 유커들이 대거 다시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업계는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당장 중국 단체관광객을 유치할 인바운드(국내 유입관광) 여행사들은 유커 방한준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국내 여행시장은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에 비해 인바운드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었다"며 "인바운드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 단체여행이 재개되면 아웃바운드에 이어 인바운드 정상화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오는 10월 초 중국의 국경절 연휴대목이 예정돼 있어, 중국 관광객의 한국 단체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 단체여행이 허용되면서 한국과 중국으로 오가는 항공편도 더 증편될 것으로 보여 항공업계의 발빠른 움직임도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가운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가장 회복이 느렸던 노선이 중국인데, 한국 단체여행이 허용된다면 중국 노선에서 상반기 대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제선 정상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 단체여행 금지조치를 해제한다는 것만으로도 회복의 신호탄으로 보이며, 그간 큰 회복이 보이지 않았던 중화권 노선활성화가 기대된다"며 "홍콩과 산둥반도 등의 중국노선 재취항 타이밍을 앞당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호텔·면세업계도 고무되고 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업계전반에 좋은 일로 환영한다"며 "코로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맞은 가운데 날개를 다는 것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실적 절벽을 경험한 면세업계는 '큰손'인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사업자의 매장을 찾은 외국인 수는 156만3046명으로, 코로나 전인 2019년(2001만6150명)에 비해 10분의 1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액도 20조8129억원에서 16조3901억원으로 21.3% 급감했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로 개점휴업을 해야하는 상황에 부닥치자 중국계 '다이궁'(보따리상)에 비싼 수수료를 지급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재고를 떠안겼다. 재고관리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업계에서는 엔데믹 이후 국내외 여객수요가 증가하며 업황회복의 기대감이 부푸는 상황에서 한한령 해제로 유커까지 돌아오면 실적회복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관광인프라 회복은 숙제로 남아 있다. 코로나를 겪으며 여행사, 호텔, 면세점 업계는 실적부진으로 전문인력을 줄였는데,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