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Wish)과 목표(Goal)...올 여름 잼버리행사가 남긴 것
소망(Wish)과 목표(Goal)...올 여름 잼버리행사가 남긴 것
  • 윤영호
  • 승인 2023.08.1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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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부끄러운 잼버리대회 실패 사례가 복합적으로 반성하고 개선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윤영호 칼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잼버리행사가 우여곡절 끝에 마감되었다. 집행책임의 구심점이 모호하고 디테일에 집중의식이 한 참 이완된 대표적 실패 사례였다. 국가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국제행사가 국가 체면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가져왔으니 장사치고는 엄청나게 밑지는 장사였다.

그나마 상암동 폐영식 행사를 질서 있고 화려하게 마무리 한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동안 형성된 K-POP같은 한류의 영향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제 엎질러진 물이다. 현명한 사후조치를 통해 체면을 만회하고, 엑기스 같은 실패의 교훈을 어떻게 추출하여 국가의 역량을 세워가는데 쓰임 받게 하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사실, 실패는 누가 해도 발생할 수 있다. 그것이 인간의 한계다. 당초 잼버리 행사장소의 대안으로 강원도 고성이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불어닥친 태풍, 카눈으로 인해 고성에도 지역 별로 시간당 90mm에서 109mm의 극한 폭우가 쏟아졌다. 어느 곳을 선택했어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장애발생은 직면할 수 있었다.

잘못에 대한 사후 비판은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있지만, 당사자가 되면 자신이 비판하는 것만큼 할 수 있을 지는 별개의 문제다. 바둑을 직접 두는 선수와, 옆에서 훈수두는 사람의 책임과 시야는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사자에게 책임이 막중하다는 가혹한 사회적 인식을 갖게 하는 조치와, 예산사용 및 관리에 대한 꼼꼼한 감사를 전제로 하는 말이다.

그럼에도 동일한 실패가 반복되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이 국가의 지속적인 자산(knowhow)이 되고 있는가, 아니면 어느 누구를 단두대에 세워 책임지게 함으로써 사건만 일단락 지어 마감하는가에 따라, 선진국의 역량 존재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더구나 2025년 아시아 잼보리를 국내에서 치러야 하는 입장에서는 이번 실패가 절실한 교훈이 아닐 수 없다.

낚시에 물렸다가 방금 풀려난 물고기가 다시 그 낚시를 무는 어리석음은 자신이 물고기에 불과할 수 밖에 없다는 운명적 시그널이다. 인간이 물고기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 바로 교훈을 얻고 시행착오 할 수 밖에 없는 경우의 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 아닌가.

성공으로부터 얻는 교훈이 천냥이라면 실패로부터 얻는 교훈은 만냥

실패로부터 실효성 있는 교훈을 얻기 위해서는 실패의 원인을 응징적 감정으로 찾기보다 합리적 이성으로 찾아야 한다. 어느 누구에게 십자가를 지웠다고 해서 구겨진 체면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고, 잃어버린 자원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실패의 원인분석을 합리적으로 한다는 것은 어느 한 사람, 어느 한 집단의 표층적 원인만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때 그때 면피성 조치를 했느냐 안 했느냐 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성공으로부터 얻는 교훈이 천냥이라면 실패로부터 얻는 교훈은 만냥이다. 그만큼 실패로부터 얻을 수 있는 쓸모 있는 교훈이 더 많다는 뜻이다.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표층적이 아니라 보다 심층적 원인분석을 하려면 정책이 시작될 때부터, 입안(立案)에 따른 이해관계나 그 속내까지 보아야 한다. 전 국가적으로 예산을 낭비하거나, 이권 카르텔과 같은 집단 이기주의가 소탐대실 하도록 하는 이해관계 말이다.

전면에 나타내는 얼굴마담 뒤에는 돈 버는 사업가가 있듯이, 드러내는 명분 뒤에는 숨겨진 속내가 있다는 것이 지난 역사가 말해주는 교훈이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그 후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경위를 진단하는데 있어서, 숨어있는 속내를 간과하고 부차적인 과정과 면피성 조치여부에 따라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인간의 죄를 씻기 위해 힘없는 짐승 만을 화목제물로 삼는 것 과도 같으며 그야말로 격화소양(隔靴搔癢)같은 사건 종결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어떤 사건의 경위는 그 내부에서 계획하고 실행하는 사람이 디테일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으며 간접경험보다 직접경험이 훨씬 더 쓸모 있음에도 인민재판식 마녀사냥에 올인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실패의 원인과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진솔한 인정과 반성’을 할 수 있는 당사자가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실패박물관을 만들고 진솔한 실패사례를 스스로 인정하고 낱낱이 드러내어 사회적 교훈으로 공헌한 점을 인정하여 당사자에게 포상까지 했다는 소설 같은 실제 이야기가 이웃나라 일본에 실화로 있다. 잘못을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나라가 선진국가다. 그 인정하는 실패를 교훈삼아 국격을 업그레드 시키는 나라가 진보국가다.

누구에게나 부끄러움 있어...꿈만 있으면 허황되고 목표만 있으면 무망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는 자신의 과오를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더 정확하게 말해서 인정할 능력이 없다. 인지장애 때문이다. 그런데 보통 사람도 자기 과오를 쉽게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패자부활전 같은 만회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너도 나도 돌을 던지는 인민재판식 감정쏠림사회가 만들어지기까지 필자 자신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을 수 없다. 적든 크든 공범인 셈이다. 우리 삶의 진실한 가치 지향점이 증발되는 그동안의 세월동안 비겁했기 때문이다. 정치는 정권획득이 목적이고, 사업은 돈 버는 것이 목적인자라 원래 그렇고 그런 것이라는 세상조류에 묵시적으로 동조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서 열심을 발현케 하는 동기에는 소망(Wish)이 있고, 목표(Goal)가 있다. 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소망은 지향하는 방향이고, 목표는 도달하는 지점이다. 꿈만 있으면 허황되고 목표만 있으면 무망하다. 일정액의 돈을 버는 것이 목표라면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목표지점 이후에 추구하는 방향이 있지 않으면 무망하다. 왜냐하면 그 목표지점에 이르기까지의 행동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기까지 인색한 방법으로 여기까지 왔으니까 말이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그 권력으로 무엇을 구현한 것인지 소망하는 꿈이 없다면 권력을 잡기위해서 익숙했던 권모술수를 권력지점에 도달했어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목적지에 이르면 행복이 지속되는 줄로 착각한다.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라는 진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다. 보릿고개를 탈피하기 위해서 우리 조상 때부터 여기 이지점까지 죽자사자 달려왔다면 이제부터라도 우리 가치의 방향, 꿈과 소망을 새롭게 세워 나아가야 할 것이다. 어디가 종착역인지도 모르는 우리의 인생은 과정 속에서만 행복을 캐낼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의 빈도를 늘리려면 여정속에서 발견되는 내 모습이, 지향하는 가치와 순간 순간 일치하고 있음이 문득 문득 확인될 때 가능한 것임을 알 필요가 있다.

이번 부끄러운 잼버리대회 실패사례가 우리 사회로 하여금 복합적으로 반성하고 개선하는 전환점이 되어서 부끄럽지 않은 사회로 이어질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윤영호<yhy321321@gmail.com>

(사)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더뉴스24 주필

전 HCN지속협 대표회장

전 ㈜ 한림MS 기획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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