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역대급' 8조 순익…상생금융 '오불관언'
보험사 '역대급' 8조 순익…상생금융 '오불관언'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3.08.1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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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보료 내려라" "사회공헌 동참하라"...금융권 압박거세
새로운 CI가 적용된 삼성생명 간판
새로운 CI가 적용된 삼성생명 간판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회계조작' 논란이 일었던 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 5대 은행'만큼이나 순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나 카드사들이 사회공헌에 적극 나서는 것과 달리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인색,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취약층 지원를 요구하는 화살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1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8조여원 수준으로 역대급 실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사가 4조6000여억원, 생명보험사가 3조4000여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KB국민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 8조969억원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보험사들 상반기 8조원 쓸어담아…회계 논란 '여전'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2금융권인 보험사들은 보험상품을 팔아 수익을 내기 때문에 순이익이 카드사와 증권사에게도 밀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면서 "5대 은행을 합친 수준을 능가해서 돈을 번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촌평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삼성화재의 상반기 순이익이 1조215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DB손해보험 9181억원, 메리츠화재 8390억원, 현대해상 5780억원, KB손해보험 5252억원, 한화손해보험 1837억원, NH농협손해보험 1413억원, 롯데손해보험 1129억원 순이었다.

생명보험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이 9742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이어 한화생명 7037억원, 교보생명 6715억원, 신한라이프 3117억원, 미래에셋생명 1987억원, 동양생명 1861억원, NH농협생명 1415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5대 은행을 능가하는 수익을 낸 보험회사들의 실적을 놓고 '회계조작 논란'은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이 제시한 새 회계기준(IFRS17) 가이드라인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회계를 조작할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일부 보험사는 금감원의 IFRS17 가이드라인을 재무제표에 반영할 때 금융당국이 생각하는 '전진법'이 아닌 재무제표에 소급해서 적용하는 '소급법' 적용을 시도해 회계조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진법은 회계상 변경효과를 당해년도 및 그 이후 기간의 손익으로 전액 인식하며, 소급법은 회계상 변경효과를 과거 재무제표에 반영해 당기에 미치는 영향을 축소하는 방식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새 회계기준이 본격적용된 첫해인데 상반기 실적이 너무 좋게 나와서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솔직히 보험 영업환경은 지난해보다 전혀 나아진 게 없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감원장과 보험회사 대표들이 올 1월26일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과 보험회사 대표들이 올 1월26일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은행·카드사들도 사회공헌 하는데…보험사들 '요지부동'

은행과 카드사들이 금융당국의 압박속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사회공헌에 나서는 것과 달리, 막대한 실적을 낸 보험사들의 오불관언 자세는 공분을 사고 있다.

은행권은 '이자 장사' 논란이 일자 올해부터 3년간 10조이상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은행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방문에 맞춰 취약층을 위한 특판대출상품 등 금융 지원책을 쏟아냈다.

카드사들도 이복현 원장의 방문을 계기로 소상공인과 취약차주를 지원하기 위해 1조8000여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을 내놨다.

반면, 보험사의 경우 한화생명이 이복현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2030 목돈 마련 디딤돌 저축보험'을 내놓게 거의 유일하다.

업계 차원에서 상생금융 지원책을 내놓지 않은 채 '강건너 불구경'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보험사들은 기존에도 사회공헌위원회 등을 통해 상생금융 활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은행들이나 카드사들은 기존의 사회공헌 외에도 추가로 대규모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지적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의 상생금융 지원실적이 저조함에 따라,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나 취약층을 위한 특별보험상품 출시 등에 대한 금융당국과 소비자단체 등의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올해 태풍과 폭우 속에서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양호한데다 역대급 실적까지 거둬 보험료를 내리지 않고 버티기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로고
삼성화재 로고

삼성화재 등 7개 중·대형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모두 70%대를 기록했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사업운영비를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대로 보고 있다. 

이는 올해 하반기 중·대형 손해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자동차보험료를 추가로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태풍에도 다행히 차량 침수피해가 크지 않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양호한 것은 사실이며, 이에 따른 보험료 인하압박을 받고 있어 고민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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