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올해 2분기 가계 빚이 1분기보다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 ‘바닥 탈출’에 주택담보대출이 14조원 이상 급증한 데다, 빚을 내 주식 등에 투자하는 신용거래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6000억원으로 1분기 말(1853조3000억원)에 비해 9조5000억원(0.5%)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에 카드사·백화점 등에서 외상으로 산 대금(판매신용)을 더한 금액을 가리킨다.
가계신용은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의 영향으로 작년 4분기(-3조6000억원)와 올 1분기(-14조3000억원) 잇따라 뒷걸음쳤지만, 세 분기 만에 다시 반등했다.
다만 1년 전인 작년 2분기 말 잔액(1868조4천억원)에 비해서는 5조6000억원 적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2분기 말 잔액이 1748조9000억원으로 1분기 말(1738조8000억원)보다 10조1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잔액 1031조2000억원)이 14조1000억원 늘어 직전 분기에 이어 최대 잔액 기록을 또 경신했다. 증가 폭도 1분기(4조5000억원)의 3배를 웃돌았다.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12조6000억원 급증했다.
이 중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영향으로 주택금융공사가 포함된 공적금융기관에서 4조7000억원이 늘었으며, 증권사 등 기타금융중개회사에서 7조8000억원 증가했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로 주택거래가 늘면서 개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증가했다"면서 "증권사의 신용 공여가 주식투자 자금으로 활용된 부분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3분기 이후 가계신용은 주택경기와 금융환경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판매신용은 할부 금융회사의 할부 금융 리스크 관리 강화로 인해 6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계절적 요인에 따라 신용카드 이용 규모가 증가하면서 전체 판매신용 감소세는 전분기(-3.3조원) 대비 둔화했다.